외환보유액이 4382억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94억 3000만 달러 감소해 1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외환보유액이 4382억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94억 3000만 달러 감소해 1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1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82억8천만 달러로 5월 말 4477억1천만 달러보다 94억3천만 달러 줄었다.

이는 2008년 11월의 117억5천만 달러 감소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및 금융기관의 예수금이 감소"했고 "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 조치" 영향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란 한은이 지난달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행위를 뜻한다.

한은은 최근 지속된 달러화 가치 급등으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자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올들어 외환보유액은 2월 반짝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감소했다. 3월(39억6천만 달러)과 4월(85억1천만 달러), 5월(15억9천만 달러), 6월(94억3천만 달러)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올들어 반년 사이에 248억4천만 달러가 감소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려 9위가 됐다.

앞으로도 원화 가치 폭락세(환율 급등)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달러화 가치 폭등세가 이어지고, 그에 따라 원화 약세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역적자가 상반기에 103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 점도 외환보유액 유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외신인도 하락,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이탈 등 금융시장 위기를 자극하고, 실물 위기와 맞물려 한국 경제의 위기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에서 "동시다발적인 위기(퍼펙트스톰)가 어쩌면 이미 시작됐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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