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 로마의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주요 연정 파트너들이 신임투표를 거부하자 결국 사임했다
[로마=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 로마의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주요 연정 파트너들이 신임투표를 거부하자 결국 사임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 사임했으며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21일(현지시각) 주요 연정 파트너들이 신임투표를 거부하자 결국 사임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퀴리날레 궁전에서 열린 오전 회의에서 세르히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을 표명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총리의 사임을 "주목했다"면서 드라기 총리에게 관리인 형태로 남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파와 좌파 등이 뒤섞인 드라기 총리의 불안한 연정은 이날 연정 파트너들이 '의회의 임기를 마치고, 유럽연합(EU)이 후원하는 코로나19 복구 프로그램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다시 뭉쳐야 한다'는 그의 호소를 거부한 후 붕괴됐다.

드라기 총리는 전날 신임 투표에서 승리했지만 연립정부 3개 주요 정당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결국 사임을 선택했다.

이탈리아 상원은 이날 드라기 내각에 대한 신임안에 대해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시켰다. 출석 의원 192명 중 133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상원의원 과반이 찬성표를 던졌다.

드라기 총리는 "우리가 여전히 함께 하고 싶다면 용기와 이타주의, 신뢰를 갖고 이 국가 통합 약속을 재건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연립정부를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날 의회를 해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의회 해산에 따라 새로운 총선이 70일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 정부는 총선일을 오는 9월 25일로 결정했다. 70일 기간 중 마지막 일요일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산안 통과 등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을 총선을 치른 바 없다. 가을 조기 총선으로 내년도 예산 수립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등으로 국제 정세가 흔들리는 가운데 드라기 총리가 사임하며 악재가 늘었다.

AP는 "이 혼란은 유로존의 3번째로 큰 경제 국가에게 최악의 시기에 찾아왔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 코로나19 후폭풍, 우크라이나 정세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통신은 "이탈리아의 어떠한 불안정도 유럽의 다른 지역에 파급될 수 있다. 경제적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으며 EU가 러시아에 대항해 통일된 전선을 유지하려 할 때, 존경받는 정치인을 빼앗겼다"고 했다.

드라기 총리는 서방의 대러 압박에 강력히 동참해 왔다. 그의 사임이 유럽의 러시아 대항 전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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