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여친 - 내 곁의 여성친화도시 ⑩]
‘2단계 여성친화도시’ 경기 부천시
감정노동자 돕는 ‘일·쉼 지원센터’
일하는 한부모·맞벌이 가정에 돌봄 제공
민관합동 가정폭력·성폭력 대응 나서
조용익 부천시장 “시민이 참여하는
여성친화형 도시재생·안전·돌봄 인프라로
모두가 존중·배려 받도록 정책 추진”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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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경기도 부천시는 ‘시민이 누리는 성평등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목표로 뛰고 있다. 2015년 1단계, 2020년 12월 2단계 여성친화도시로 재지정된 지 2년째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여성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존중과 배려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익 민선8기 부천시장. ⓒ부천시 제공
조용익 민선8기 부천시장. ⓒ부천시 제공

부천시는 수도권의 대표 베드타운이다. 인구 약 83만 명. 서울과 전국 인구밀도 1~2위를 다툰다. 그러나 단순히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오는 도시’라기엔 가진 자원이 많다. 부천은 문화도시다. 1988년 창단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온 3대 축제(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만화축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유수의 문화예술 기관·단체들의 활동 거점이다.

민선 8기 들어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 종합운동장 지식산업단지, 대장동 첨단산업단지 등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조용익 시장은 도시개발 외에도 친환경 첨단기업 및 연구개발 단지 유치, 사통팔달 지하철 시대 완성 등 지역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주요 여성친화 사업으로는 임산부 병원이용 등 콜택시 지원, 갱년기 여성을 위한 건강지원, CCTV 확충과 민관협력 강화로 시민안전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조용익 시장은 “행정력만으로 이러한 시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민·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침체했던 시민들과의 정보 공유 및 소통 기회를 늘려 여성친화형 도시재생과 안전한 지역 환경 조성, 지역사회 돌봄 인프라 확충 관련 정책환류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장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전 부서 차원의 성평등 정책 추진을 위해 ‘여성친화사업 성과관리 공통지표’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감정노동자 휴식·인식 개선 돕는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 4월 개소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 프로그램실 전경. ⓒ부천시 제공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 프로그램실 전경. ⓒ부천시 제공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 이음로비 전경. ⓒ부천시 제공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 이음로비 전경. ⓒ부천시 제공

최근 사업 중에서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가 눈에 띈다. 편백으로 된 아로마 훈증실, 마사지 기기를 갖췄다. 감정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북클럽 등 교육·문화 사업, 감정노동자 자조모임 지원, 인식 개선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지난 4월 개소해 시범 운영 중이다.

“센터를 이용한 분들이 ‘대박이지, 융숭하게 대접받고 가는 느낌이지? 이런 게 진작 있었으면 좋았을걸’ 하시더라고요.” 김수정 센터장은 “감정노동자의 회복, 치유에 집중하는 공간에 기반해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부천시가 최초”라며 “쉬어가는 공간을 넘어 감정·돌봄노동에 대한 인식 개선, 공동체 강화 등 일상의 성평등 문화 확산 거점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부천시이동노동자쉼터 등 지역 내 감정노동자를 돕는 다른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거버넌스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7년 부천 관내 여성 취업자의 42.9%가 감정노동 직군이며 근골격계 질환 등 건강을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속 사업장 84%가 5인 미만으로 영세해 체계적 지원이 어려웠습니다.” 센터 설립 계획을 추진해온 부천시 여성정책과의 오영미 주무관은 “돌봄노동자를 지원하는 시설과 체계는 타 시군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며 “돌보는 사람이 행복해야 부천이 행복해진다. 센터는 돌봄·감정노동자의 치유와 회복 사업의 선진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하는 한부모·맞벌이 가정 등에 
가사지원·돌봄 서비스 제공

부천시 ‘워킹맘 워라밸 가사지원 서비스’ 안내 포스터. ⓒ부천시여성회관
부천시 ‘워킹맘 워라밸 가사지원 서비스’ 안내 포스터. ⓒ부천시여성회관

‘워킹맘 워라밸 가사지원 서비스’도 부천시의 주요 여성친화 사업이다. 일하는 한부모, 맞벌이 부부 등 가정에 가사관리사를 주 1회 파견하는 서비스다. 월 이용료 5만원~9만원으로 저렴하다. 2021년 1년간 4009명이 이용할 만큼 인기다. 부천시가 2016년 시작해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모델이 됐다. 부천시 측은 “가정의 돌봄 부담을 줄이고 중장년 여성들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도 찾아가는 워라밸 런치박스, 워킹부모 비대면 지원, 간이소독서비스 등을 2021년 한 해 동안 2865명에게 총 46회 제공했다. 특히 ‘찾아가는 런치박스’ 사업은 코로나19로 장기간 학교에 못 가는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맞벌이·일하는 한부모 가정에 점심을 배달해 호응을 얻었다. 지역 내 육아나눔터 7곳 운영, 온·오프라인 직장인 상담, 워킹맘·워킹대디 수요자 맞춤 지원, 노동 존중 인식개선 캠페인 등 지역 특성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부천오정경찰서와 부천시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 등이 지난 4월 6일 개최한 스토킹 범죄 예방 관련 솔루션회의 모습. ⓒ부천오정경찰서 제공
부천오정경찰서와 부천시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 등이 지난 4월 6일 개최한 스토킹 범죄 예방 관련 솔루션회의 모습. ⓒ부천오정경찰서 제공

젠더폭력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체계도 마련했다. 2021년 12월부터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을 운영 중이다. 부천 3개(원미·소사·오정) 경찰서 소속 학대예방경찰관(APO)과 부천시가 채용한 전문상담사, 통합사례관리사가 가정폭력·성폭력 사건에 공동 대응한다. 피해자가 112로 신고하면 초기 대응부터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또 여성안심귀갓길 28개소 조성, 여성안심무인택배보관함 25곳 설치·운영, 공중화장실 불법카메라 상시 점검도 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여성예비창업가를 돕는 ‘창업인큐베이팅 여나래 1, 2호점’과 초기 창업 여성을 돕는 ‘Gender 메이커스페이스 일꿈터’ 등이다. 지역 주민을 위한 창업 특강, 맞춤형 창업 실무 교육도 제공한다. UV프린터, 전사지프린터, 열프레스기, 머그컵프레스기, 공업용·가정용 미싱 등 개인이 구비하기 힘든 장비도 이용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 교육, 벤치마킹, 플리마켓, 자문 활동 지원, 시제품 양산, 체험활동 등을 해볼 수 있다.

부천여성청소년재단에서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여성 창업 문화공간 일꿈터.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부천여성청소년재단에서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여성 창업 문화공간 일꿈터.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부천시 상동 부천시여성회관에 위치한 여성예비창업가를 돕는 ‘창업인큐베이팅 여나래’ 플리마켓 현장. ⓒ부천시여성회관
부천시 상동 부천시여성회관에 위치한 여성예비창업가를 돕는 ‘창업인큐베이팅 여나래’ 플리마켓 현장. ⓒ부천시여성회관
2021년 11월 19일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여성친화도시 민관거버넌스 역량강화 워크숍. ⓒ부천시 제공
2021년 11월 19일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여성친화도시 민관거버넌스 역량강화 워크숍. ⓒ부천시 제공
부천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원들이 여성안심귀갓길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부천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원들이 여성안심귀갓길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골목길·공중화장실 안전 점검 등
시민 주도 안전 인프라 구축사업 이어가
“여성친화도시, 건강한 지역사회 유지 위한 정책”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 인프라 구축사업도 이어간다. 시민 주도에 방점을 찍었다. 2019년 조성한 ‘다함께 만드는 안심마을 달빛길’이 대표 사례다.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이 부천시여성청소년센터의 컨설팅과 성인지 교육을 받고, 경찰과 함께 마을을 모니터링하며 안전한 환경 조성 방법을 논의하고, 골목길 담벼락을 환하게 도색했다. 

시민참여단, 부천시, 경찰이 함께하는 ‘든든 부천 꼼꼼 네트워크’ 활동은 계속된다. 그간 소새울역, 부천대 등 인근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점검과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시민참여단은 앞으로도 시가 추진하는 도시기반시설, 공공이용시설 등의 안심구역 조성사업을 점검하고 사회적 약자의 통행 특성을 반영한 이동 여건을 조성,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정책 제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영미 주무관은 “여성친화도시 정책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아니다. 여성의 눈높이에 맞추어 사회적 약자를 살피는 정책, 돌보는 이를 돌보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부천동에서 마을축제를 추진하면서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으로 방석을 제공했습니다. 이 방석으로 임신부, 아동, 노인이 편하게 축제를 관람할 수 있었어요. 시 곳곳에 있는 여성안심무인택배함은 성별 무관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많고 아파트가 적은 구도심 거주민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365안전센터에서 시행하는 ‘워킹스쿨버스’는 맞벌이 가구가 안심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등교시킬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여성친화도시 정책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정책, 모두에게 필요한 정책으로 지속 추진돼야 합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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