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단체,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요구

충청남도 홍성군이 만든 마늘 홍보 영상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자 송출을 중단했다. 사진=영상 캡처
충청남도 홍성군이 만든 마늘 홍보 영상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자 송출을 중단했다. 사진=영상 캡처

충청남도 홍성군이 2020년 제작비 1000만원을 들여 만든 마늘 홍보 영상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자 송출을 중단했다. 농민단체 측은 홍성군에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남도연합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지난 1일 홍성군의 마늘 홍보 영상에 대해 규탄 및 사과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홍성군청에서 제작한 홍성마늘 홍보 영상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공공장소에서 5분마다 송출된 이 영상은 성적 표현을 연상시키는 내용이 선정성을 넘어 보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농산물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체는 “더 놀라운 것은 이 영상이 지역주민에게 성평등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지자체에서 예산을 들여 만들어졌고, 홍보됐다는 점”이라며 “군민들의 혈세로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홍보 영상을 만들어 지자체가 홍보했다는 것은 홍성군의 저급한 성평등 의식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농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까지 성적 대상화 한 홍성군은 군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홍성군이 2020년 홍성 마늘 홍보를 위해 제작한 30초 분량의 영상이다. 영상은 한 여성이 옷을 여미며 손님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내용으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 장면을 패러디했다. 여성은 마늘 인형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단단하네” “알이 참 굵고”라고 말한다. 이어 여성은 인형을 어루만지며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생겼네” “우리 홍산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말한다.

홍성군은 해당 영상을 유튜브와 온라인에 배포해왔다. 해당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19만 회를 넘겼다. 또 홍성군은 마늘 출하 시기에 맞춰 지난달 초부터 지역 농산물 홍보를 위해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대전 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5분 간격으로 상영했다.

홍성군의 홍보 영상을 놓고 누리꾼들은 “이걸 공공장소에서 틀었다고?” “기가 막혀서 욕이 나온다” “낯간지러워서 못 보겠다”는 등의 비판 의견이 나왔다. 다만 “뭐가 문제인가? 잘 찍었는데 민감하다” “노이즈 마케팅은 성공했다” 등과 같은 반응도 있었다.

홍성군 측은 해당 영상이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받고 지난달 29일부터 영상 송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