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컬러 퍼플>의 작가 앨리스 워커

근친강간·가정폭력 등미국 사회의 병폐 드러낸 선두주자…

80년대 <미즈> 편집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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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민권운동가이자 여성운동가, 토니 모리슨과 함께 현대 흑인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로 꼽히는 앨리스 워커(60)가 25일 한국을 찾았다. 연두색 상의를 입고 평화로운 표정으로 25일 열린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한국에 온 이유를 묻자 “미국 정부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 순례하듯 왔다”고 답했다.

1982년 <컬러 퍼플>과 <그렌지 코플랜드의 제3의 인생>(1970), <메리디안>(1976), <내 사랑스런 신전>(1989), <은밀한 기쁨을 간직하며>(1992) 등 20권의 에세이, 시집, 소설책을 펴낸 워커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가난한 소작농인 부모 아래 인종차별을 경험하며 자란 어린 시절의 체험을 작품 속에 녹여왔다. 20년 전 출간한 <컬러 퍼플>은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는 등 미국 사회에 화제를 몰고 왔다.

<컬러 퍼플>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고 묻자 워커는 “<컬러 퍼플>은 근친강간, 가정폭력 등 미국 사회가 앓는 문제들을 공적으로 드러내 대화할 수 있게 해줬다. 세계의 억압받는 사람들이 해방되고 자유로워지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 마틴 루터 킹 목사에 영향을 받아 7년간 미시시피에서 흑인운동가로 활동했던 워커는 유색인종 여성들의 권리옹호에도 앞장서 왔다. 백인 중산층 여성 중심의 서구 페미니즘을 비판하며 그가 내놓은 '우머니즘'(Womanism)은 대표적인 예다.

워커는 우머니스트와 기존 페미니스트의 차이를 자줏빛과 엷은 자줏빛인 라벤더의 차이로 비교하면서 “강렬한 열정으로 가득 찬 우머니스트는 자신과 공동체를 사랑하고 음악과 댄스, 달과 영혼을 사랑하는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페미니즘도 알고 보면 '여자'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온 것이다. 페미니즘을 영어로 바꾸면 우머니즘이 된다. 우리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는 용어를 찾는 것은 우리 영혼이 행복해지는 일이며, 그런 단어를 찾아내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이렇듯 자기의 용어로 현실을 정의하는 힘이다. 세상의 모든 억압당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규정으로 자신을 말하면서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우머니즘'에 대한 워커의 설명이다. 1980년대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함께 <미즈>의 편집인으로도 활동한 그녀는 최근 백악관 앞에서 여성·평화운동가들과 함께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현경 교수(미국 유니온 신학대)와의 인연도 그렇게 맺어진 것.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타난 현경 교수는 “앨리스야말로 자연의 여자, 땅의 여자이며 자유롭다고 믿은 나 자신이 얼마나 갇혀 있고 자유롭지 못한가 알게 해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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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 교수와 앨리스 워커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이라크 전쟁 반대시위에 동참했다. 지난 25일 기자회견장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

<사진·민원기 기자>

현경 교수는, 전쟁반대 시위중에 워커를 체포한 흑인 경찰이 '내가 앨리스 워커를 체포한 사실을 알면 아내는 나와 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워커는 전세계 흑인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라고 전했다. 자연과 우주, 남성, 여성, 백인, 유색인…. 세상의 모든 상처를 끌어안고 치유하는 그녀의 힘은 '정원의 꽃은 각기 다른 색깔이지만 어느 색깔도 다른 것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가르친 어머니에게서 나왔다. 워커는 “어머니는 독립적이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전형으로 다가왔다. 소작농이었지만 백인 주인들에게 '내 아이는 농장에서 일하지 않고 학교에 갈 것이다'고 말한 어머니를 통해 삶을 긍정하고 견뎌내는 힘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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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는 한국 여성들에게 “자유롭고 즐겁게 살라. 사랑, 결혼, 원하는 무엇이든 두려움 없는 삶을 살라”고 전하면서 “당신 스스로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의 창조물이고 당신의 삶이 그 창조물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15일간 한국에 체류하며 최근 한국어판으로 발간된 <어머니의 정원을 찾아서>(도서출판 이프), <사랑의 힘>(이화여대 출판부), <현경과 앨리스의 신(神)나는 연애>(마음산책)를 홍보할 예정인 워커는 경남 하동, 서울 새미골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하고 이화여대, 홍익대, 부산대 등에서 흑인여성 문학과 유색인종 여성주의, 평화를 주제로 다채로운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진·민원기 기자>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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