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적하자 전면 중단
사업 운영처 빠띠 “여가부 공식 사과해야”

버터나이프 크루 4기 모집 포스터 (사진=버터나이프 크루 공식 홈페이지)
버터나이프 크루 4기 모집 포스터 (사진=버터나이프 크루 공식 홈페이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말 한마디로 여성가족부(장관 김현숙, 이하 여가부) 사업 ‘버터나이프 크루’가 전면 중단됐다. 사업 운영처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사업중단의 근거와 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빠띠는 11일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정책에 대한 낙인과 책임 방조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하고 이처럼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27일 여가부로부터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 전면 중단을 통보받은 데 따른 것이다.

빠띠는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이 2019년부터 성평등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진행되어 온 사업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버터나이프 크루는 여가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해 2019년부터 3년간 이어져 온 사업이다. 성평등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에 맞는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을 넘어 실생활에서 자발적으로 성평등한 사회 구성을 위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팀과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를 매년 발전시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은 여가부와의 논의와 협의 하에 진행되었으며, 지난 6월 30일 출범식에 참석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2030 청년들을 중심으로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이 과정에서 성별, 세대 등 더욱 다양한 청년들과 시민들이 참여하며 공감대를 얻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 신설된 분야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버터나이프크루의 활동을 응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여가부가 사업 중단의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아직 활동을 시작도 하지 않은 프로젝트가 남녀갈등을 증폭시킨다고 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며, 노골적으로 여성혐오에 치우친 의견만 듣고 이를 수용하는 것은 오히려 남녀갈등을 부추기고 혐오의 낙인찍기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 정부서울청사 ⓒ뉴시스·여성신문
여성가족부 정부서울청사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 7월 12일 있었던 김현숙 장관의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중 ‘권 의원 전화를 받고 살펴보니 구성원에 여성이 지나치게 많고 내가 학교에서 본 평범한 2030세대와는 차이가 있었다’는 대목을 비판했다. 빠띠는 “여가부 사업에 함께 하는 시민을 이중잣대로 나누고 낙인찍기에 동참하는 무례를 범했다. 이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관계자 및 참여팀, 오랫동안 이어진 사업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 꼬집었다.

이들은 “‘출범 이후 이에 대한 비판이 나왔고, 개선방향을 찾지 못해 사업을 중단한다’는 여가부의 설명은 납득할 수 없다. 이는 성평등 사회를 개선하고 발전하기 위해 정부에서 세운 과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은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 참여와 협력은 정치인의 입맛에 따라 가볍게 소비되거나, 정치인들의 경쟁 속에서 낙인찍기로 배제되어서는 안 되고, 정치를 넘어 우리 사회를 운영하는 더 중요한 가치와 원칙으로 존중받고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심각한 젠더 격차를 지적하며 “이런 상황 속에서 성평등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여가부 내 몇 안 되는 성평등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그중 하나인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중단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단하는 것에 대해 규탄하는 바이며, 여성가족부는 여성·청소년·가족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을 하는 곳이자, 성평등문화확산을 주 부처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성평등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페이스북 글(사진=페이스북 캡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페이스북 글(사진=페이스북 캡처)

마지막으로 빠띠는 여가부에 △추진단 사업 참여자들에 관한 부정확한 내용을 확산시킨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 △이미 승인된 사업을 중단시킨 근거와 과정을 명확히 공개할 것 △부처 내 성평등 사업을 책임있게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여가부 사업 ‘버터나이프 크루’는 2019년 출범한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다. 여가부가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주제연구·캠페인·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해왔다. 7월 5일 여가부는 “해당 사업의 젠더 갈등 해소 효과성, 성별 불균형 등의 문제가 제기된바 이와 관련해 사업 추진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재검토에는 7월 4일 권 원내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버터나이프 크루’를 비판한 게 주요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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