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원전 인근 군사 행동 즉각 멈춰야"

자포리자 원전 시설이 포격을 받아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화하고 있다. ⓒ에네르호아톰 홈페이지
자포리자 원전 시설이 포격을 받아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화하고 있다. ⓒ에네르호아톰 홈페이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포격이 또 발생하면서 유엔이 파국을 경고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국영 에네르호아톰은 방사성 물질이 저장돼 있는 시설 인근을 포함해 원전 주변이 5차례에 걸쳐 포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고 방사능 수치도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관료는 우크라이나 측이 핵발전소에 두 차례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당국은 상대방을 탓하며 핵 참사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사능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핵발전소 지역을 포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는 유럽전체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은 11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를 개최한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성명을 발표해 자포리자 발전소 주변의 모든 군사 활동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면서 "어떤 피해도 이 지역과 그 너머에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상식과 이성을 발휘해 핵발전소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삼가라"고 호소했다.

◆ IAEA "원전 인근 군사 행동 심각한 결과...즉각 멈춰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 내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의 군사 행동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그로시 총장은 11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요청으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 화상 참석, 자포리자 원전을 거론하며 "핵 안전·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모든 군사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일 '우크라이나군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이유로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달 초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는 연속 포격이 발생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처럼 큰 핵시설 인근에서의 군사 행동은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로시 총장은 우크라이나 측이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는 즉각적인 위험은 없는 것으로 예비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런 취지로 "이번 무장 충돌의 양측 모두가 IAEA와 협력하고, 자포리자 원전에서의 임무를 가능한 한 빨리 허용하기를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IAEA 전문가가 현장에서 자포리자 원전의 물리적 피해를 확인하고, 주·부수 안전·보안 시스템이 가동되는지와 통제실 직원들의 근무 여건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게 그로시 총장의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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