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번역판 출간 기념 방한
10일 한국 독자들과 북토크...1200명 모여
“작가가 할 일은 진실을 말하는 것
한국 식민지사·재일교포, 세계가 알아야
페미니스트는 나쁜 말 아냐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페미니즘 받아들여야”

이민진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파친코』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인플루엔셜 제공
이민진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파친코』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인플루엔셜 제공

“살면서 억압받거나 어려움을 겪더라도 우리는 반항할 수 있습니다. 불평등 앞에서 저항할 수 있고, 낙심해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불공평한 게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전진하세요. 인생이라는 모험은 아름답거든요.” 『파친코』 이민진(54) 작가가 독자들에 전하는 메시지다.

개정번역판 출간을 맞아 방한한 그가 10일 한국 독자들과 만났다. 이날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파친코』 출간 기념 북토크엔 약 1200명이 모여 두 시간 동안 이 작가와 대화를 나눴다.

이 작가는 “작가가 할 일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설 집필 과정, 일본의 역사 왜곡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이 어떻게 일본의 식민지가 됐는지, (불합리한 편견에 휩싸여 지금도 모욕당하는) 재일교포에 대해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파친코』를 썼다”, “진실은 중요하나 남에게 강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진실은 반복해 이야기하면 된다.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아주 복잡하다. 단순히 좋은 편, 나쁜 편이 있었던 게 아니다. 좋지 않았던 일을 포함해 실제 있었던 일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면 혐오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 독자가 ‘급진적 페미니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묻자, 이 작가는 “나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스트는 나쁜 말(dirty word)이 아니다. 평등을 믿는 모든 사람은 급진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여성과 남성, 성소수자, 종교적 소수자가 모두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는 이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은 인간의 해방과 자유에 대한 믿음을 선언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민진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파친코』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인플루엔셜 제공
이민진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파친코』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인플루엔셜 제공
2022년 7월 말 출간된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개정 번역판(인플루엔셜) ⓒ인플루엔셜
2022년 7월 말 출간된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개정 번역판(인플루엔셜) ⓒ인플루엔셜

『파친코』는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대하소설이다. 시대의 비극을 어떻게든 감내해야 했던 이민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기리는 책이다. 이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2017년 2월 미국에서 처음 출간돼 전 세계 33개국에 번역 수출됐다.

한국에서는 2018년 번역본이 출간됐고 올해 초 애플TV+ 드라마화로 주목받았다. 판권 계약 문제로 절판 사태를 겪다가 지난 7월 말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새 번역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2권은 8월 25일 출간 예정이다. 오디오북도 나왔다. 윌라 오디오북에서 지난 10일부터 매주 월수금 순차적으로 공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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