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주해녀 34명 독도 방문
1950~60년대 독도서 조업 활동
독도 개척 및 수호에 큰 이바지
삶의 터전으로 인식 계기 마련

제주해녀 34명이 18일 독도를 방문했다. 사진=경북도
제주해녀 34명이 18일 독도를 방문했다. 사진=경북도

제주해녀들이 광복절 77주년을 맞아 18일 독도를 방문했다.

70여 년 전 독도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해녀들이 후배 해녀들과 함께 18일 독도를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 제주해녀 34명과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독도를 방문해 70여 년 전 열악한 환경에서 강인하게 살아온 선배 해녀들의 발자취를 되짚고, 독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해녀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북도는 “독도 바다를 이용했던 제주해녀의 독도 개척사를 살펴보고, 관련 내용을 수집·정리해 독도 영토주권 강화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1950년대 독도에서 김공자 해녀가 어린 강치를 안아보고 있는 모습. 사진=경북도
1950년대 독도에서 김공자 해녀가 어린 강치를 안아보고 있는 모습. 사진=경북도

이날 방문에는 1950~60년대 독도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해녀인 김공자, 고정순, 임영자, 홍복열씨가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제주해녀들은 테왁 장단에 맞춰 노 젓는 소리인 ‘이어도사나’를 부르며 감회에 젖었다.

일제강점기 제주해녀들은 일제의 부당한 착취를 피하고자 육지로 그 활동 영역을 넓혔는데, ‘독도’ 바다 역시 제주해녀의 무대였다.

제주해녀들은 일제강점기 때 최초로 독도를 방문했고, 1953년 이후에는 독도에 거주하며 활발한 조업 활동을 펼쳤다. 

제주해녀들의 물질은 수산물 채취를 넘어 울릉도와 독도 어민들과 함께 지역의 어업권뿐만 아니라 영유권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0년대 독도 물질에 나서기 전 모인 제주해녀들
1960년대 독도 물질에 나서기 전 모인 제주해녀들

초기에는 주로 제주 한림지역 해녀들이 독도 물질을 갔는데, 한림읍 협재리 마을회관에는 1956년 건립된 ‘울릉도 출어부인 기념비’가 남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광복 후 수시로 순시선을 보내 독도에 대한 검은 속내를 드러냈던 일본에 맞서 독도의용수비대는 독도 사수를 위한 자체 경비를 마련코자 재주 해녀들을 모집했다.

독도 서도 물골에서 가마니를 이용해 임시 숙소로 삼고 수십 명이 들어가 2~3개월씩 거주하면서 미역을 채취하고 널어 말렸다.

오랜 세월 독도의 바다에서 생업을 잇고 자연을 벗 삼았던 제주해녀들은 우리 땅 독도의 산증인이다.

70여 년 전 당시 독도의 제주해녀들은 궂은 날씨로 조업을 하지 못했을 때 임시 숙소를 마련한 서도 물골에서 노래와 춤을 추며 고향 제주를 향한 그리움을 나눴다.

제주해녀 이금숙 씨는 “독도를 개척한 선배 해녀들과 함께 독도 땅을 밟으니 너무 벅차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영훈 지사와 제주해녀 김공자씨는 울릉군으로부터 독도명예주민증을 받았다.

한편, 독도 방문 하루 전날 울릉도로 들어가기 위해 포항을 찾은 제주해녀들은 포항 구룡포어촌계 사무실에서 경북해녀들과 만나 환담을 나누며 해녀문화 보전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제주해녀 독도 초청 행사를 경북과 제주의 첫 협력사업으로 시작해 해양인문, 관광, 블루카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 지역의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광복 77주년을 맞아 제주해녀를 초청해준 이철우 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9월 3째주 제주해녀축제에 경북해녀들을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독도 영토의 실효적 지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제주해녀의 강인한 정신을 대한민국 곳곳에 알리는 소중한 계기여서 더욱 뜻깊다”며 “제주해녀의 독도 물질 기록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경상북도와 해녀문화 전승 관련 교류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도와 경상북도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는 친환경 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양 도의 관광교류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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