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재력가’ 강종현 의혹 기사
여성 연예인과의 열애로 이목 끌어
"선정적 보도 방식 본질 흐려"

언론사의 여성 연예인 열애설 보도 화면.(사진=인터넷 화면 캡처)
언론사의 여성 연예인 열애설 보도 화면.(사진=인터넷 화면 캡처)

여성 연예인의 열애설 보도 이후 대중들의 비난이 거세다. 상대 남성의 법적·윤리적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유명 여성 연예인의 내밀한 사적 영역을 이용해 본질을 흐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9월 28일 한 인터넷 언론사는 ‘“그는 빗썸 회장으로 불린다“... 박민영, 수상한 재력가와 비밀 열애’라는 제목으로 연예인 박민영 씨의 열애설을 보도했다. 기사의 내용은 열애설 상대방 강 씨의 정체에 대해 채워져 있었다. 기사에는 ‘지금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는, 박민영의 열애설에서 촉발된 강XX의 실체다’라고 적혀있었다. 이어진 내용은 강 씨가 2013, 4년 사기 사건에 연루돼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현재는 가상거래자산소 빗썸의 숨은 대주주라는 것이었다.

이후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특히 강 씨의 사기 전과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액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인 인물과 열애가 의심된 연예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당한 비판을 넘어서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연예인의 친언니가 강씨가 사실상 소유했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인 인바이오젠의 사외이사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팀장은 “열애설 하나가 여성 연예인의 커리어를 좌우하는 사건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더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배우 박모씨는 남성 연예인과의 열애설이 터진 이후 2년간 커리어가 끊겼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여러 언론사에서 최초 언론사의 열애설을 받아쓰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몇몇 연예인들이 강씨의 사업에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한 언론사는 ‘OOO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여 보도하기도 했다. OOO 게이트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중범죄에 연루된 사람이나 기업의 이름을 앞에 붙여 사건을 설명한다. 워터게이트가 대표적이다.

조아라 언론인권센터 활동가는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강모씨에 대한 고발 기사를 작성할 의도라면 그런 내용의 기사만 작성하면 된다. 그렇지만 지금은 여성 연예인을 이용해 조회수를 올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될 이유가 없는 매우 자극적인 보도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모씨나 해당 기업에 대한 고발 의도라면 지금의 선정적 보도 방식은 오히려 의도와 본질을 흐린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민영 씨 측은 9월 29일 입장문을 내고 열애설 상대방과 이별을 했으며, 열애설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금전적 제공을 받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는 한편 언니인 박 모 씨도 인바이오젠에 사외이사 사임 의사를 전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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