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경 저 <한국여인의 髮자취>

정숙하지 못한 머리모양남성, 국가의 제재 가해져

현대사회 방불케 하는다양한 머리모양에보는 재미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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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모양은 한 시대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일제 시대 단발(短髮)이 개화된 지식인을 나타내는 표지였다면, 70, 80년대 체제의 획일성에 저항한 대표적인 문화로 장발(長髮)이 있다. 여성들의 경우엔 그 사회가 요구한 머리모양, 복장이 있어 일상생활의 어려움까지 감내해야 했는데, 정숙하지 못하거나 '미풍양속'에 저해될 만큼 호화스럽다 여겨지면 곧바로 국가의 제재가 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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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여성의 머리모양을 망라한 책이 나왔다. 20년 넘게 영화와 TV 드라마 현장에서 발로 뛴 손미경씨(39)가 그 주인공. 손씨가 펴낸 <한국여인의 髮자취>(이환)는 말 그대로 복식사의 일부분으로 다루어져 온 머리모양을 따로 묶어 소개한 책이다. 방대한 자료와 사진, 마네킹에 실제 머리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저자의 정성이 상고시대부터 전근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머리모양을 단초로 여성들의 일상과 사회 일면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전통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쓰인 머리모양의 명칭으로 발과 계가 있다. 여성들이 최초로 했던 머리모양인 피발(풀어 헤친 머리), 빗이나 비녀가 발명되기 이전의 속발(묶은 머리), 빗의 발명 이후 나타난 수발(늘어뜨린 머리), 변발(땋은 머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머리모양이 그것이며, 삼국시대 머리모양을 지칭한 계에도, 높게 올렸다 해서 고계, 구름처럼 보인다 해서 운계, 두 가닥으로 만들어 올렸다 해서 아계, 쪽을 올린 머리라 해서 환계 상투를 두 개로 했다 해서 쌍계, 말에서 떨어졌을 때의 모습처럼 보인다 해서 추마계 등 종류가 다양하다.

고구려에서도 이러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고구려에서 가장 유행한 머리모양으로 추계(몽치머리)가 있었지만, 이는 정숙하지 못하고 사치스럽다는 이유로 사회의 저항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마치 말에서 떨어졌을 때의 머리모양처럼 보여 '위락적'인 면이 있다고 여겨진 타마계는 한나라에서 유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구려에는 수용되지 않았다. 저자는 이를 간편하고 활동적인 것을 선호했던 고구려 여성들의 기질 탓이었다

고 분석한다.                                                    ▲목용(한)에 나타난 수발.

저자는 각종 사료 외에도 고분벽화 속에 나타난 머리모양을 토대로 삼국시대 여성들의 머리모양을 재현했다. 이는 무용총의 밥상을 든 여인처럼 뒷머리를 위로 올려 둥그스름하게 부풀린 형태, 덕흥리 벽화분의 시녀들처럼 위로 올리되 정수리 부분을 유난히 크게 부풀린 형태, 마치 한 가닥을 크게 둘러 올린 것처럼 이마 위에 띠를 두른 쌍영총의 형태, 세련되게 머리를 부풀린 안악 2호분과 삼실총의 형태 등 삼국시대 여성들의 다양한 머리모양을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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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삼국시대 여성들의 대표적인 머리모양은 얹은 형이었는데, 저자는 이 머리모양이 당대엔 크게 신분의 차이를 두지 않고 널리 애용되다가 조선조 말에 이르러 일반 서민 여성들에게 두드러지게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시간이 지나면서 신분사회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추정한다. 다시 말해 길게 늘어뜨린 여성들의 머리모양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갈수록 높이 올라가고 무거워지는 형태를 취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선 여성의 머리모양이 화려해짐에 따라 당대 남성 지식인들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어 여성들의 머리모양을 일괄적으로 통제하려는 국가의 '방침'이 내려졌는데, 대표적인 머리모양이 영조 때의 가체머리다. 황소 한 마리 값에 맞먹었다는 가체는 그 화려함을 선망하는 일반 서민들이 신분상승의 욕구로 너도나도 모방한 머리모양이다.

◀가체를 한 궁녀상(북송).

무게가 14kg까지 달해 목이 부러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그 폐해가 날로 더해지자 영조 당시에 '가체신금사목'이란 가체 사용금지법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이렇듯 가체사용 금지 이후엔 머리모양으로 신분을 구별하기 위해 사대부 여인들은 족두리, 하층민들은 밑머리, 관기나 무수리, 의녀 등은 재질과 색깔이 다른 가리마를 사용하게 된다.

조선시대 상궁들의 비애가 서려 있는 '조짐머리'도 당시 여성들의 억압상을 보여준다. 이는 일종의 '졸음방지용' 머리모양인데, 딱딱한 소라껍질 같은 쪽머리 때문에 왕의 침실을 지키는 지밀 상궁들은 밤새도록 잠이 들지 않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책은 이처럼 다양한 사례와 풍부한 자료 사진을 곁들여 읽고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미흡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간 현장에서 뛴 경험을 토대로 10년간 자료 조사를 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는 저자의 열정은 이러한 아쉬움을 보완하기에 충분하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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