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건설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이 건설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이 총사업비 14조원이 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중간에서 철수하기로 해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화건설은 공사비 미지급 등 계약 위반을 이유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계약 해지 효력은 3주 뒤 발생한다.

한화건설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수금과 기성금으로 43억2200만달러(6조1588억원)를 받았다. 이는 총 공사대금인 101억2000만달러(14조4210억원)의 43%가량이다. 공사 미수금은 6억2900만달러(8963억원)에 달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더 진행하거나 현장을 유지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이라크 정부에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했다"며 "미납된 공사대금은 선수금을 받은 것으로 상계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2027년까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10만80가구와 사회기반시설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 부지가 판교 신도시(9.3㎢) 두 배 크기(18.3㎢, 약 550만 평)이며 완공 시 60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주택건설 건설과 인프라 사업의 공정률은 지난 6월 말 현재 각각 44.83%, 28.87%로 전체 10만여 가구 중 약 3만 가구 주택이 완공돼 10만명 이상이 입주해 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2년 7월 이라크 현장에서 "하늘이 우리나라에게 준 절호의 기회이니 이라크 신도시 건설을 통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자"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은 100% 모회사인 한화에 이달 말 흡수합병될 예정인 한화건설이 부실을 일찌감치 덜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공시에서 "한화건설 및 합병 후 ㈜한화의 재무상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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