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스스로 살아 남아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전
[세계는 지금] "스스로 살아 남아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전
  • 유영혁 기자
  • 승인 2022.10.17 14:32
  • 수정 2022-10-26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영혁의 세계는 지금]
5월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저항군 아조우연대의 최후
10월 헤르손의 역전...지역주민 대피령
러시아·우크라이나 느린 진전...장기화된 전쟁
[하르키우=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벨고로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발사하는 로켓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관측되고 있다.
[하르키우=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벨고로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발사하는 로켓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관측되고 있다.

"스스로 살아 남아라(Save themselves, BBC 보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헤스손의 친 러시아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13일(현지시각) 지역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의 로켓공격을 피해 러시아로 탈출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5개월 전이었던 5월 17일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적전 종료를 선언하면서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에서 마지막으로 저항하던 '아조우연대'에 같은 명령을 내렸다.

"스스로 살아 남아라(save the lives of their personnel, CNN 보도)" 

5개월 만에 다른 도시에서 내려진 같은 명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뒤바뀐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

◆ 5월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저항군 아조우연대의 최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모두 항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병사들이 항복한 병사들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텔레그램]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모두 항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병사들이 항복한 병사들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텔레그램]

러시아군은 전승기념일(5월 9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이자 전력적 요충지였던 마리우폴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러시아의 거센 공격에 밀린 우크라이나 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지하로 물러나 아조우연대를 중심으로 최후의 항전을 벌였다.

2014년 돈바스 내전 당시 친러반군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민병대에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정규군으로 2014년 6월 마리우폴을 탈환하는 데 공을 세웠고 그해 11월 우크라이나 내무부 산하 국가방위군으로 편입돼 마리우폴 방어해 왔다.

페트로 안드리우셴코 마리우폴 시장 고문은 5월 6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전기 배선을 따라 제철소 내부에 일부 진입했다”며 “러시아군의 제철소 점령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5월 17일 마리우폴에서의 작전종료를 선언했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작전 참모부는 17일(현지시각) 새벽 성명을 내고 마리우폴에서의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작전 참모부는 성명에서 "마리우폴 수비대는 임무를 완수했다"며 아조우스탈 부대 지휘관들에게 "스스로 살아 남아라"고 명령했다.

참모부는 "마리우폴 수비대는 우리 시대 영웅"이라며 "그들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명은 "아조우 연대와 국가방위군 제12여단, 제36해병여단, 국경수비대, 경찰, 의용군, 마리우폴 영토 방위군을 포함한다"며 영웅들을 나열했다.

이고리 코나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아조우스탈 제철소가 완전히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데니스 프로코펜코 아조우연대 사령관이 같은날 아조우스탈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방어전투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프로코펜코 연대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최고사령부가 아조우스탈 수비대에 생명과 건강을 보전하고 방어 임무를 멈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에서 항전을 벌이던 장병 264명이 러시아군 통제 지역으로 이송됐다. 중상자 53명과 부상 정도가 알려지지 않은 장병 211명은 앞서 아조우스탈을 빠져나와 친러 정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의료시설로 이송됐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함께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부터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집중공격을 벌였다.

러시아의 쉴 새 없는 폭격을 받은 탓에 도시의 90%가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연대를 중심으로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벙커에서 결사 항전을 벌여왔다.

아조우스탈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가한 고통의 상징이자 동시에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이 됐다.

◆ 10월 헤르손의 역전... 지역주민 대피령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였던 4월 남부 농업지역인 헤르손에 대한 집중공세를 펼쳤다.

러시아군은 4월 26일 하르키우와 자포리자, 미콜라이우의 일부 뿐만아니라 헤르손 지역 전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같은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인들이 정복된 영토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헤르손의 행정 중심지인 헤르손시는 전쟁 초기에 함락됐다. 당시 헤르손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장악한 도시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우크라이나 남쪽 크름반도와 육상으로 도로를 연결할 수 있는 곳으로 러시아에게 중요한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군은 7월 하반기부터 헤르손을 재탈환하기 위해 고립작전에 들어갔다.

7월 27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남부 헤르손 보급로 차단을 위해 안토니우스 다리를 파괴했다. BBC는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헤르손의 안토니우스키 다리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후 헤르손 지역에서의 점령지역을 넓혀 나갔다.

8월 14일에는 노바카호프카 댐의 다리를 파괴했다. 노바카호프카는 헤르손에서 북동쪽으로 55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역시 러시아군의 보급로였다.

러시아 점령군 지휘부는 동쪽에 있는 멜리토폴로 후퇴했다.

우크라이나군은 9월 11일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500km²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헤르손을 재탈환 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대대적인 반격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9월 중순들어 진격을 계속하면서 헤르손시 중심부를 사정권안에 넣었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9월 16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점령한 헤르손시 도심 주정부 청사에 여러 발의 로켓포를 쏘았다고 보도했다.

후퇴를 거듭하던 러시아는 급기야 지난 13일(현지시각)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 지도자는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군의 로켓공격을 피해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살도는 "스스로 목숨을 구하라"면서 휴식과 공부를 위해 러시아로 갈 것을 촉구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도움을 요청했다.

마라트 쿠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도 TV에 공개된 메시지에서 살도의 요청을 뒷받침했다.

쿠스눌린 부총리는 "정부는 (헤르손) 지역 주민들의 다른 지역으로의 이탈을 위한 지원을 조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에게 무료 숙박과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바실리 골루베프 로스토프 지역주 지사는 러시아 국영 통신 타스 통신에 "헤르손에서 온 첫 번째 사람들이 금요일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릴수 있었던 것은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하이마스) 등 서방의 무기 지원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이후 러시아군이 장악한 유일한 지역 수도는 헤르손이었으나 헤르손이었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 헤르손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합병투표를 벌여 이달초 합병을 공식 선언했으나 헤르손이 계속 러시아군의 점령지로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느린 진전...장기화된 전쟁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상당지역을 점령했다(붉은색).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미콜라이우 등에서 반격하고 있다(하늘색) 붉은색 사선 지역은 전쟁 전 친 러시아 지역. 미국 전쟁연구소의 16일(현지시각)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현황 분석  ⓒ전쟁연구소
미국 전쟁연구소의 16일(현지시각)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현황 분석. 러시아군은 전쟁 후 우크라이나 동남부 상당지역을 점령했다(붉은색).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미콜라이우 등에서 반격하고 있다(하늘색). 붉은색 사선 지역은 전쟁 전 친 러시아 지역.ⓒ전쟁연구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날로 235일째를 맞았다. 전쟁 초기 리시아는 압도적인 화력으로 진군했다.

5월 마리우폴을 점령했을때까지 거침없이 밀어붙였지만 이후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대대적인 무기지원을 하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전쟁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은 175억 달러 우리돈으로 25조원을 넘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집중했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동남부에 집중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남부 헤르손을 비롯해 동부 하르키우 등에서 반격작전을 펼치고 있다.

남부 헤르손과 동부 하르키우는 주요 전장이 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진격하는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고 상당한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격 목표가 달성됐다"며 "할당된 모든 목표물이 무력화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헤르손, 미콜라이우 지역에서 진군하려는 노력을 격퇴해 상당한 손실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이 북부 하르키우에서는 미국제 곡사포 3기와 우크라이나군 비축물과 탄약 공급을 위해 설치한 오스킬강의 도하점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남부 헤르손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진지를 유지했으며 동부 도네츠크에서는 우크라이나 주둔지에 타격을 가했다고도 했다.

러시아군은 장거리 정밀유도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내 군사 및 에너지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도네츠크 지역의 바흐무트와 솔레다르 두 마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야간 비디오 연설에서 "돈바스의 주요 전장은 솔레다르와 바흐무트"라고 말했다. "매우 격렬한 전투가 그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도네츠크, 헤르손 등 여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지를 포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분석가인 올레 즈다노프는 바흐무트 북쪽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토르스케와 스프린에 대한 러시아의 진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즈다노프는 "(러시아군이) 토르스케와 스프린을 통해 이동하기로 결정했다"고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즈다노프는 "그 장소들의 직책들은 정기적으로 손을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 사령부는 그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위에 맞서기 위해 지원군을 그곳으로 보내고 있다."

미국의 전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4간 동안 남부와 동남부에서 격전이 벌어졌다.

전쟁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가 동남부 상당지역을 장악해 여전히 많은 영토를 확보했다.

우크라이나는 남부 헤르손과 하르키우, 동부 미콜라이우 지역에서 재탈환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미 오랜기간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MI6)의 책임자인 리처드 무어는 최근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에 참석해 최근 러시아군의 승리는 “작은 것”이라고 평가한 뒤 "우크라이나가 반격할 기회를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지쳤다“며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휴식을 취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반격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