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과 긴급성명 발표
현장 사진 유포 혐오 표현 자제필요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원효로 다목적체육관 앞에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한 시민이 신상정보가 적힌 메모를 들고 있다. 메모에는 '160cm~163cm, 단발머리, 회색 니트, 청바지'라고 적혀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중 46구의 시신을 이곳에 안치해둔 상태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원효로 다목적체육관 앞에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한 시민이 신상정보가 적힌 메모를 들고 있다. 메모에는 '160cm~163cm, 단발머리, 회색 니트, 청바지'라고 적혀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하 학회)가 현장 영상 유포와 혐오 표현 등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학회는 30일 성명을 통해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가 모두 시민 의식을 발휘해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학회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이들에 대한 혐오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하고 회복을 방해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으며,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재난 상황 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언론에도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언론은 취재보도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또한 이번 사고로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올바른 정신건강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등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 상황 때처럼 민간 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참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정신심리 상담은 보건복지부가 기존에 운영해왔던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