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신임 총리 여성정책관을 들어본다

보육정책·여성채용목표제 가속페달, 여성계 등 연대 성매매방지대책 추진

이해찬 신임 총리의 여성정책 초점이 호주제 폐지 찬성, 공공 부문부터 여성 채용목표제 확대, 모성보호제도 강화, 강력한 보육정책 시행 등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4∼25일 진행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기간 동안, 이 총리는 이같이 밝히고 단계적으로 양성평등을 고려한 성인지적 예산분석에 관한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신설된 여성정책조정회의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리는 “여성정책의 조정 및 협의 체계를 강화하고 체계적 추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책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총리가 위원장인 여성정책조정회의를 활성화해 나가고 각 부처의 여성정책책임관제도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호주제 폐지와 관련해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민법 공포 후 2년의 유예기

간 동안 가족부제, 1인 1적제 등 새로운 신분공시 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여성정책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보육문제에 대해 이 총리는 “보육정책의 강력한 집행

을 위해 저소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겠다”며 “여성정책조정회의에서 보육문제를 중점 과제로 다루겠다”고 다짐했다. 산전후 휴가 90일분을 전액 국가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2006년까지 국가 부담을 현행 30일분에서 60일분으로 확대 추진중에 있으며 90일분으로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성매매방지를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 이 총리는 “공무원 유착비리 등을 강력히 근절해 나가고 시민단체, 여성계와 협조해 실효성 있는 성매매 방지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여성정책 분야에 관해 질의한 김현미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 총리는 개혁적 여성의식이 있는 사람이다. 당내에서 여성 인사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사청문회에서 이 총리의 건축법, 건강보험 문제, 주택법 위반 등을 집중 추궁한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은 “총리를 해선 안 된다는 결정적인 사유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도 “이 총리는 여당 의원 중 일관된 논리를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의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노동당은 “이 총리가 이라크 파병을 찬성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총리 인준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 총리가 직접 나서서 호주제 폐지 등 민법 개정안에 힘써주길 바란다”며 “국무총리 산하 기관인 시민사회발전위원회가 마련한 시민사회활성화 제도 개선안도 실현시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재야운동권·전후세대 총리

이해찬은 누구인가

5선 중진에 선거전략·정책통... 교육부 장관 시절 평가 엇갈려

@A2-1.JPG

지난달 2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이해찬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을 찬성 200표, 반대 84표, 무효 5표로 통과시켰다. 재적 의원 299명 중 289명이 참석해 높은 출석률을 기록했다.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던 고건 총리의 뒤를 이어 참여정부 2대 총리직에 오른 이해찬(52, 열린우리당 의원) 신임 총리는 여권의 대표적인 선거전략 및 정책통으로 꼽히는 5선 중진 의원이다. 그 동안 총리직은 관료 출신이나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독식해왔지만, 이 총리는 최초의 재야운동권 출신이자 전후세대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88년 36살의 나이로 13대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출한 뒤 서울 관악을에서만 연속 5선을 기록했다. 97년엔 15대 대통령 선거의 여야간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때는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95년엔 조순 서울시장을 보좌하며 정무부시장으로 행정경험을 쌓았고,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교육장관으로 교육개혁을 진두 지휘했다. 이 총리의 교육부 장관 시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교원정년 단축을 단행해 교육계의 반발을 샀고, 99년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일선고교 야간 자율학습과 월간 모의고사를 폐지해 학력저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리의 정책기획 능력을 높이 산 김대중 대통령은 그를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1번, 민주당 정책위의장 2번 등 정책위의장에만 세 차례 임명했다.

최근 열린우리당 원내 대표 경선에서 천정배 원내 대표에게 석패했으나, 이번에 총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냉철하고 분명하게 처신하며 소신과 추진력이 강하지만 '독선적이고 깐깐하다'는 비판을 듣는다. 부인 김정옥씨와 사이에 1녀를 두었다.

▲충남 청양 출생 ▲서울대 사회학과 ▲민청련 상임부의장 ▲13∼17대 국회의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교육부 장관 ▲민주당 정책위의장(2회) ▲ 민주당 최고위원 ▲2002년 노무현 후보 선대위 기획본부장

임현선 기자 sun5@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