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탈락을 기뻐하던 시위에서 총격을 받은 승용차 ⓒ1500tasvir_en 트위터
월드컵 16강 탈락을 기뻐하던 시위에서 총격을 받은 승용차 ⓒ1500tasvir_en 트위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탈락을 축하하는 집회에서 한 남성이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30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월드컵 16강 탈락을 축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렸던 반다르 안잘라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렸던 메흐란 사막이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다.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는 지난 30일 밤 이란 반다르 안잘리에서 이란 축구팀의 패배를 축하하기 위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한 27세 남성 메흐란 사막이 이란 보안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달 29일 미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미국에 0-1로 져 조 3위(승점 3)에 머물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대는 16강에 탈락하자 축하시위를 벌였다.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샤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탄압에 대항하는 이란인들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이란 정권의 선전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월드컵을 거부해 왔다.

이란 선수들은 잉글랜드와 1차전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며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 의사를 나타냈고, 웨일스와 2차전 때는 경기장 밖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는 등 줄곧 시끄러웠다.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과 잉글랜드의 경기 이후 국가 제창을 거부한 선수들을 소집해 “국가를 부르지 않거나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적 시위에 동참할 경우 그들의 가족이 폭력과 고문을 당할 수 있다”라고 협박했다.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한 남성은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밖에서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다가 경비원에게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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