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진흥원 인건비 더 증가 할 것
인건비감소 18억은 시로 복귀한 공무원 급여
대구시립예술단 2020년 시정 이후도 황제직장
조직진단 결과 법인화 필요에도 위탁으로

대구시를 시정질문에서 ⓒ권은주 기자
이영애 의원이 시정질문에서 통폐합에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구시에 강도 높은 혁신을 요구했다.  ⓒ권은주 기자

대구광역시의회 이영애 의원(국민의힘·교육위원회, 달서구1)은 11월 30일 제297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구시를 상대로 시정 질문을 가졌다.

이 의원은 대구시가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6개 기관을 통합하여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예산 및 운영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합에서 제외된 대구시립예술단의 방만 운영을 짚으며 대구시의 강도 높은 혁신을 요구했다.

"통‧폐합으로 인한 인건비와 운영비 절감효과는 대구시에서 집행하는 예산일 뿐 통합으로 인한 절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구시의 공공기관 통‧폐합과 관련, 일반적인 '조직진단 후 통합'이 아니라 '통합 후 조직진단' 강행으로 행정, 인사, 급여 시설, 사업 등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선8기를 시작하며 대구시 산하 18개 공공기관을 11개로 통‧폐합하겠다고 밝혔다. 기관장 임금 등 공통경비 절감효과 연 47억 원 정도 추정, 시설물 관리 일원화를 통한 위탁사업비 절감, 기능 중복사업에 대한 사업비 절감, 불필요한 자산매각 등으로 연간 약 1,000억 원 정도의 예산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며 통‧폐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을 살펴보면 통‧폐합으로 인한 예산절감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대구시가 이영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인건비는 160억 원에서 142억 원으로 18억원 감소하고 사업비는 17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20억 원 감소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그러나 인건비 18억 원은 시로 복귀한 공무원의 급여이며 사업비는 대구시로 이관되어 시 또는 다른 기관이 집행하는 것일 뿐 눈에 띄는 감소효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통‧폐합이후 결재체계와 인건비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예술문화진흥원으로 통합되기 전 결재체계는 4단계로 ‘직원-팀장-본부장-원장(대표)이었으나, 통합이후는 5단계로 ‘직원-팀장-부장(전 본부장)-본부장(전 관장)-원장‘으로 한 단계 늘어났다.

대구예술문화진흥원의 전체 직원 수는 320명으로 통합 전보다 25명 줄었다. 그러나 급여가 높은 원장 1명(신설), 본부장 8명(2명 신설), 부장 15명으로 간부만 25명으로 확대되어 향후 인건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의원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발표한 5대 전략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그 중 ‘대구발 월드 클래스 콘텐츠 육성’을 비전으로 대구오페라축제를 세계5대축제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에 “대구시는 2023년 오페라하우스 예산 8억 원을 삭감(위탁사업비 3억, 오페라축제 5억)한다. 예산은 줄어드는데 어떻게 세계 5대 축제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인지,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통합에서 제외된 ‘대구시립예술단’의 방만 운영을 지적하며 질의를 이어갔다.

“대구시립예술단에 대해 2020년 대구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지적한 문제가 2022년에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1명이 6개 학교를 출강하거나 구립지휘자를 역임(미승인 외부 활동)하는 등 예술단 활동보다 개인 활동 비중이 높아 의회와 지역사회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행정적으로는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출근하지 않으면서 출근부만 작성하여 급여를 받기도 했다. 대구시가 감사 및 조직진단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기관경고’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공공문화예술단체에서 볼 수 없는 방만 경영이 개선되었길 기대했으나 여전했다”며 “총사업비의 90%를 차지하던 인건비는 2019년 160억에서 2022년 199억으로 3년 만에 39억이 증가했다. 이는 2022년도 대구시립예술단 사업비 214억의 93%이다. 2022년 징계위원회 결과를 보면 음주운전 2건, 미신고 외부 강의 18건이었다. 현재에도 시립예술단원으로 공적활동 보다 개인 활동에 치중하지만 급여는 매년 증가하니 ‘황제 직장’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대구시립예술단의 조직진단결과 법인화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대구시는 오히려 위탁으로 선회했다. 대구시의 통‧폐합명분 중 하나가 방만 운영이었다. 지역 문화예술계 자생력강화, 업무관성을 타파하는 조직경영혁신은 통합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며 “대구시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과 대구시립예술단의 문제점과 개선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여 강도 높은 혁신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선8기 출범과 함께 홍준표 대구시장의 시정개혁을 뒷받침할 공공기관 통·폐합과 정무직 임기 일치 조례안, 도시브랜드 변경 등에 대한 조례안 등이 7월 22일 대구시의회를 통과했다.

대구시민사회단체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집행부의 일방 독주를 견제하고 충분히 반영하여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편법적이고 졸속으로 추진되는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발생할 문제는 심각할 것"이라며 조례 의결을 유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시의회는 제294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구조혁신을 위한 통합공공기관별 개정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 제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집행부 대신 '의원 발의'를 통해 '거수기' 논란을 빚은 통합공공기관별 개정 조례안은 18개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을 11개로 줄이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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