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 인사 소환 및 정보 수집 목적 최소 53개국서 102곳

중국이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 지도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홈페이지
중국이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 지도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홈페이지

중국 당국이 해외 거주 교민을 감시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해외 경찰서를 만들어 한국 등 50여개국에서 100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CNN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를 인용해 중국 공안부가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 등을 하는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해외 경찰서)를 최소 해외 53개국 이상에 102곳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 ‘110’은 한국 ‘112’처럼 경찰 신고 번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운영 중인 54개 불법 해외 경찰서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목록에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 호주 등 48개 지역이 추가됐다.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 해외 경찰서를 설치해 망명 인사나 반체제 자국민들을 감시하고, 경우에 따라 귀국까지 강제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 일부 국가들이 이 경찰서를 통해 중국 공안부와 공조 활동을 벌이는 점이라고 단체는 밝혔다.

로라 하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캠페인 이사는 "중국 정부는 세계 곳곳에서 반대파를 탄압하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 있는 친척들을 위협하는 등 표적 인물을 구슬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하스는 "이런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중국은 비밀 공작원들을 파견한다. 만일 표적 인물들이 침묵을 지키지 않는다면 중국으로 송환될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데 이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이런 시설들이 운전면허 갱신이나 여권 재발급 등 행정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경찰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CNN은 이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대사관이나 영사관 등 공식 외교 공관이 아닌 곳에서 주재국에 통보도 없이 영사업무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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