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 개최
요양보호사·지자체예술단·노인일자리 노동자 한 자리에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렸다. ⓒ용혜인 의원실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렸다. ⓒ용혜인 의원실

초단시간노동자들은 제대로 일하기 위한 4대 보험 적용·근로기준법 적용·임금 및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렸다.

알바연대와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여전히 존재하는 근로기준법상 초단시간 노동 적용제외 조항은 국민 180만명에 육박한다”며 “여전히 존재하는 근로기준법상 초단시간 노동 적용제외 조항은 국민 180만명을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실에서 확인한 자료를 보면 초단시간 노동자 중 구직급여 적용자는 5만8322명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로 등록된 초단시간 노동자의 약 5%에 불과한다”며 “특히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공공부문조차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도 ‘쪼개기’ 등의 편법을 사용해 초단시간 노동자를 고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초단시간 노동이 노인, 여성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돌봄 노동 등 사회적으로 저평가돼 온 노동이라는 점을 눈여겨보게 된다”며 “OECD 최악 수준의 노인빈곤율과 성별임금격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려면 초단시간 노동의 현실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엄성 있는 노후 위한 노인 돌봄 처우개선 시급”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렸다. ⓒ용혜인 의원실
용혜인 의원이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실

이날 토론회에선 각 분야의 초단시간노동자들이 증언대회를 열었다. 박은숙 서울요양보호사협회 재가요양보호사는 노인 돌봄 노동자의 공정한 보수와 적절한 휴식을 촉구했다. 1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시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는 박은숙씨는 “쉬는 날 없이 24시간 돌봄을 해도 저의 노고비는 최저임금으로 1시간 반밖에 안 되는 현실이 괴롭다”며 “내 몸이 성치 않아도 환자를 돌봐야할 때 단 한 두 시간이라도 돌봄이 있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가족 돌봄을 하면 4시간을 줬는데 점차 상황이 열악해지고 치매 수당도 폐지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노인이 존엄성 있게 늙기 위해선 노인 돌봄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5시간 이내 노동으론 예술 창작 활동 불가”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렸다.
김민정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조직쟁의부장은 주 15시간 이내의 초단시간노동으로 1년 단위로 위촉하며 4대 보험 적용 배제, 근로기준법 미적용, 저임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혜원 의원실

지자체 예술단에서 활동 중인 김민정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조직쟁의부장은 주 15시간 이내의 초단시간노동으로 1년 단위로 위촉하며 4대 보험 적용 배제, 근로기준법 미적용, 저임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 예술단은 그 지역의 세금으로 운영되며 지역의 브랜드와 이미지 제고, 문화 향유의 맥락에서 교육 및 예술에 대한 취향 개발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 부장은 “지자체 예술단은 예술 창작 활동을 해야 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단체인데 15시간 이내 노동으로는 본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문예진흥법을 개정해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공공 예술단에 대한 운영 가이드라인을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들어 고시하는 방식으로 제안하며 중앙정부의 문화예술진흥기금이 공공 예술단의 운영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초단시간 노동자 43%는 노인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렸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초단시간 노동자 규모의 43%가 노인”이라며 “이들도 엄연한 노동자”라고 말했다. ⓒ용혜원 의원실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노인일자리와 관해 이들은 엄연한 노동자라고 얘기했다. 고 사무처장은 “이들을 두고 유급자원봉사자라는 논란이 있는데 엄연한 노동자”라며 “초단시간 노동자 규모의 43%가 노인이기 때문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일자리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우리 생의 마지막은 노인 일자리이고 과연 주 9시간 한 달 27만원이라는 급여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한 노인 노동자는 초단시간 노동으로 삶을 전전하는 자기 상태를 ‘옷을 입었음에도 맨몸으로 느껴지는 구겨진 인생’이라고 표현하셨다”며 “저는 노인 노동의 현실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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