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비 테러 사건 자료사진. ⓒ사진출처: 스코티시 데일리 익스프레스
로커비 테러 사건 자료사진. ⓒ사진출처: 스코티시 데일리 익스프레스

미국 정부가 1988년 벌어진 '스코틀랜드 팬아메리칸월드항공 여객기(팬암기) 폭파 테러' 피의자의 신병을 사건 발생 34년 만에 확보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검찰청은 이날 성명에서 "34년 전 로커비 상공에서 팬암 103편을 파괴한 폭탄을 제조한 혐의로 기소된 리비아인이 미국에 구금돼 있다"고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검찰은 “스코틀랜드 검찰과 경찰은 마수드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영국 정부 및 미국과 협력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 밝혔다.

'로커비' 테러로 불리는 팬암 항공기 폭파 사건은 1988년 12월 21일 뉴욕행 팬암 103기가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마을을 지나던 중 폭발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미국인 189명을 포함해 탑승객 259명이 숨졌다. 또 잔해가 마을 주택가에 떨어져 주민 11명 등 모두 270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이 1986년 4월 리비아 공습에 대한 보복성 테러로 알려졌다.

용의자 아부 아길라 모함마드 마수드는 2년 전 로커비 테러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됐다. 마수드는 1986년 독일 베를린 나이트클럽 공격에 연루된 혐의로 리비아에 수감된 바 있다. 

미 법무부도 마수드의 구금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가 워싱턴DC의 연방법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991년 미국과 영국 정보 수사당국은 리비아 항공사 직원으로 활동한 리비아 정보요원이 폭탄을 터뜨려 팬암기를 폭파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리비아 측에 이들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했지만 당시 리비아 카다피 대통령은 처음엔 범행 자체를 부인하다고 이후에는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신병 인도를 거부했다.

양측은 대치를 이어가다 결국 제3국인 네덜란드에서 용의자에 대한 재판을 진행한다는 조건으로 19994년 4월 범인 알 메그라히와 할리파 파마흐 등 2명의 신병이 인도됐다. 2000년 5월 열린 첫 재판에서 메그라히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09년 암 진단을 받고 석방된 뒤 2012년 리비아에서 사망했다.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카다피 대통령도 2011년 사망하면서 진실 규명은 요원해졌다.

마수드는 카다피 정권의 정보요원 출신으로 팬암기 테러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한 혐의 등으로 2020년 12월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됐다. 당시 마수드는 리비아에 구금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이 리비아 당국과 어떤 조건으로 협상해 마수드의 신병을 확보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커비 테러 유가족은 성명을 통해 "1988년 12월21일 살인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정의를 마주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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