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공감 능력 제로”

한덕수 국무초일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참사 10대 생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좀 더 굳건했으면”이라는 발언으로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총리는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이런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치료를 받았던 것 같고 지원센터에서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제기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치료를 받고 싶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철저하게 가지고 있기에 그런 상황이 좀 더 파악되고 요청이 있었다면 경비 등 문제 때문에 치료를 더 할 수 없다든지 하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태원 참사에서 친구 2명을 떠나보낸 A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A군은 악성 댓글 등에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총리가 황당무계한 발언을 해댔다”며 “한 총리의 발언에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고 힐난했다. 임선숙 최고위원도 “공감 능력 제로인 상태로 여전히 책임을 피해자 탓,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 내에서도 한 총리의 발언이 부적절하나는 비판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감 능력 제로”라며 “안타까운 비극 앞에 총리가 할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생존자들이 얼마나 큰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음을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어떡하면 책임을 회피하나 이런 생각만 하니까 저런 말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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