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서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전장연은 법원 조정안에 맞춰 5분 내 탑승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여성신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서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전장연은 법원 조정안에 맞춰 5분 내 탑승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여성신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일 지하철 선전전에 나섰지만,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막아서면서 1시간 넘게 열차에 탑승하지 못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지하철역에 나왔다. 21년을 기다려왔다. 장애인도 지역에서 노동하고 이동하고 교육받고 싶다”며 탑승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숙대입구역 방향으로 가는 4호선 열차를 타고 ‘제4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탑승 시위는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한 법원 강제조정에 따라, 지연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하기로 했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이 고의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정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탑승 시도 전 “우리는 법원의 조정을 수용했다. 5분 이내에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허락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관치 폭력을 멈추고 조정안을 수용 및 대화에 나서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전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강제 조정안이 비합리적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기정 삼각지역 역장은 전장연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안내방송을 통해 “역사 시설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 피우는 행위,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 행위, 철도 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전장연은 즉시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하길 바란다. 퇴거 불응 시 공사는 부득이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오전 9시10분께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1시간 넘게 열차에 탑승하지 못했다.

구 역장은 “경고 방송에 불응해 퇴거를 요청한다. 퇴거해달라”며 탑승을 거부했다. 경찰과 지하철 보안관은 스크린도어 앞에 서서 전장연 관계자들의 탑승을 막아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박 상임공동대표는 오전 10시께 “이후의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며 “내일(3일) 오전 10시30분까지 삼각지역에서 1박2일 동안 지하철 탑승과 함께 오 시장의 법원 조정 수용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스크린도어 앞에서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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