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 출신 피냐 에르난데스
198년 만에 깨진 법조 유리천장

노르마 루시아 피냐 에르난데스 멕시코 대법원장 ⓒ트위터
노르마 루시아 피냐 에르난데스 멕시코 대법원장 ⓒ트위터

멕시코 사법부 역사 198년 만에 첫 여성 대법원장이 탄생했다.

멕시코 대법원은 2일(현지시각) 11명으로 구성된 대법관 표결을 거쳐 노르마 루시아 피냐 에르난데스 대법관을 새 대법원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피냐 에르난데스 대법원장은 멕시코 최고 수준의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유학 후 다시 모국으로 돌아와 우남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 지명으로 대법관이 된 그는 1825년 3월 15일 멕시코 대법원이 문을 연 이래 처음 배출된 여성 대법원장이라고 멕시코 일간지 라호르나다가 보도했다.

피냐 에르난데스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은 정부 부처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며 "나의 주요 제안은 개인적인 비전을 제쳐두고 다수의 의견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abc방송은 피냐 대법원장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동맹자로 여겨지지 않으며 야당도 니탸의 당선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멕시코 첫 여성 대법원장 유력 후보였던 야스민 에스키벨 대법관은 30여 년 전 학부 시절 논문 표절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면서 동료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멕시코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살해나 가정폭력 살해를 일컫는 ‘페미사이드(Femicide·)’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몇년간 페미사이드 사건은 더욱 늘어 2020년 977명, 2021년에는 1015명의 여성이 살해된 것으로 집계됐다. 멕시코의 성평등지수는 2021년 기준 75위(한국 15위)에 머물고 있다. 
멕시코 매체 엘우니베르살은 이날 “에르난데스는 ‘낙태 처벌 위헌’ 등을 끌어낸 바 있다”며 “성평등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대법원은 대법관 10명의 만장일치로 2021년 9월 낙태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에르난데스 대법원장도 당시 위헌 판결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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