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어떻게 이루어지나

우수 유전자 위한 장기적이고 안정적 결합설도

기네스 펠트로우 주연의 영화'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남자 주인공 할 라슨은 평소 몸매 잘 빠지고 얼굴 예쁜 여자친구만을 찾기에 여자친구가 없다. 어느 날 심리상담가 로빈스와 함께 승강기에 갇히게 되고 로빈스에게서 최면요법을 받게 된 후 그토록 찾던 이상형의 로즈마리를 만난다. 로즈마리가 앉자마자 그의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식당 의자는 맥을 못추고 휘어져버렸지만 할에게는 사랑스러운 로즈마리로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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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채 2분도 되지 않으며, 열정적 사랑 역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이후 대 잇기를 위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며 헌신적 관계로 전환된다.

<사진·민원기 기자>

할처럼 최면요법을 받지 않더라도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상대방이 어느새 마음에 확 꽂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심리학자들은 서로가'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만난 지 15초∼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은'사랑의 감정'을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실체를 확인하려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미국 인류학자 헬렌 피셔의 책 <제1의 성>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신경과학자인 루시 브라운, 그레그 심슨, 뉴욕주립대 스토니 브룩 분교의 아트 아론 교수와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뎁 매스크와 함께 사랑에 홀린 남녀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 기계로 검사한 실험 결과 물이다. 이 실험에서 낭만적 사랑은 흠모의 대상이 되는 개인을 향한 관심의 집중을 포함해 몇 가지 보편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남성, 여성 모두 이러한 집념의 감정을 비슷한 정도로 느낀다고 나타났다. 또한 사랑을 느낄 때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흥분제가 자연스럽게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83년 뉴욕주립정신의학연구소의 정신과 의사인 마이클 라이보비츠도 낭만적 끌림이 희열을 주는 이유에 대해 뇌에서 한 가지 이상의 흥분제가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같은 흥분제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도파민은 성적 욕구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의 분비 증가는 관심의 집중과 동기부여, 목표 지향적인 행동과 관계 있다. 사랑하는 상대방을 볼 때마다 내 눈은 볼록렌즈가 되는지 그 사람만 튀어나와 보이면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은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유발되는 감정인 것이다.

낭만적 끌림이 지나치면 불안감, 두려움, 공황 현상을 느끼게도 되는데 이는 도파민이 지나치게 과다 분비된 결과다. 노르에피네프린은 뇌뿐 아니라 부신, 척수에서도 분비되는 화학물질로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성적 자극을 촉진한다. 저 멀리서 사랑하는 상대방을 보았을 때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면 노르에피네프린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세로토닌은 중뇌와 뇌간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로 성욕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열정적으로 끌리는 사랑은 유감스럽게도 영원히 지속되지 못한다. 오래된 연인이나 아기를 키우는 부부처럼 서로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면 성숙한 사랑인 애착 단계로 넘어간다.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같은 호르몬이 이 단계에 작용한다.

'사랑의 감정'을 뇌과학 측면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같은 흥분제의 분비 현상으로 분석했다면, 다윈의 진화론과 인지심리학이 결합된 진화심리학에서는 연인 사이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유전자를 자식에게 전달하기 위해 서로에게 헌신하도록 만드는 현상으로 파악한다. 우수한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려면 장기적인 결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유리하다. '사랑'은 장기적인 결합을 이루기 위해 서로에게 헌신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수단인 것이다.

임영현 객원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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