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길을 내다] 김정남 씨앤씨밸류 대표
2011년 ‘기획실 업무대행’ 기업 창업
기업 1000여곳 사업계획서·IR자료 등
경영 로드맵 제공하고 투자 이끌어내
“영업·비딩·디자인 수정 없다” 자신감
이론·실무 겸비한 ‘기획자’ 양성 꿈

김정남 씨앤씨밸류 대표
김정남 씨앤씨밸류 대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고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 바로 사업계획서 작성이다. 사업전략기획 전문기업 ‘씨앤씨밸류(C&C Value)’를 이끄는 김정남 대표는 “사업계획서는 회사소개서와는 달라야 한다.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는 데서 그쳐선 투자를 받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이나 기획실을 두지 않는 중소기업에선 협업을 제안하는 사업계획서나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유치(IR)제안서를 회사소개서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즉,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실행 방안 없이 단순히 아이디어만을 소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20장 내외의 사업계획서에 반드시 담겨야 하는 네 가지가 있어요. 사업 동기와 목적, 시장 분석, 수익 모델, 재무 계획입니다. 시장이 원하는 아이템인지, 다른 업체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수익은 어떻게 낼 것이며, 투자회수 전략은 무엇인지 회사의 미래를 보여줘야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죠.”

사업전략기획 컨설팅 전문가인 김 대표가 1000여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얻은 ‘돈 되는 사업계획서’의 틀이다. ‘Why-What-How to-So that’, 이 4가지가 설득력 있는 사업계획서의 필수요소라고 했다.

김 대표는 20년 경력의 사업전략기획 전문가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2005년부터 기획실 실무부터 시작해 경영 컨설팅을 포함한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투자유치(IR), 신사업기획 분야에서 활약했다. 사업기획 분야 실무와 컨설팅 업무를 동시에 경험했다. 4곳의 회사를 거치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1년 씨앤씨밸류를 창업했다. 회사명에는 기업의 선택(Choice)과 집중(Concentration)을 도와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는 조직에 몸담는 대신 창업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직에 속해 일하는 동안 엔지니어 중심 인력구조로 운영되는 대다수 중소기업이 뛰어난 기술력과 콘텐츠를 제대로 포장해 내놓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아이디어는 많은데 구슬로 꿸 줄은 모르는 거죠. 그게 바로 기획 단계거든요. 이런 기업은 대부분 기획실이 없고, 사업기획은 대표이사가 맡는 경우가 많아요. IR 전반을 총괄할 수 있는 기획자는 몸값이 비싼 경우가 많아요. 그때 사업기획과 실행의 전반을 돕는 비즈니스를 구상하게 됐죠.”

광고 대행처럼 ‘기획실 업무 대행’을 해보자는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회사는 창업 이래 12년간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업전략을 구체화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별다른 영업은 하지 않았지만 업체 접촉은 끊이지 않았다. 김 대표는 특히 공공·민간기업에서 강연자로서 인기가 높다. 말로만 하는 컨설팅을 넘어 사업계획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스킬까지 가르치며 실제 데모데이에서 투자유치 성과로 이어지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김정남 씨앤씨밸류 대표.
김정남 씨앤씨밸류 대표.

씨앤씨밸류는 투자나 정부 지원사업 수주를 돕는 IR자료·제안서 작성 대행을 비롯해 사업 전략기획컨설팅, PPT전문디자인까지 지원한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부터 중소·중견기업, 상장준비 또는 상장사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투자설계를 그려내다 보니 자연스레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제공할 때도 있다. ‘영업, 비딩(입찰), 디자인 수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계약 직후 상담을 한 뒤 철저한 시장 분석에 들어가요. 그렇게 도출된 사업계획서 기획초안을 본 업체 대표들은 깜짝 놀라요.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왔냐고요.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하죠. 먼저 제가 손으로 그린 사업계획서는 거의 그대로 디자인 작업이 됩니다. 그래서 디자인 수정도 거의 없지요.”

김 대표의 머리와 손에서 탄생한 사업계획서나 IR 제안서를 통해 상장 또는 매각에 성공하거나, 수십억원 또는 수백억 원의 투자유치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제가 만든 사업계획서를 본 업체 대표들이 사업 방향이 보이고 비전이 보인다고 할 때 보람을 느껴요.” 그는 이런 보람을 더 많은 동료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후배 기획자를 양성하고 싶다”는 꿈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실현해가고 있다. 2년 전 강연을 듣던 스타트업 대표가 작년부터 직원으로 김 대표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의 성공적인 창업과 경영을 지원하고 싶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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