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기대 컸으나 뚜껑 열자 평 갈려
19일 프레스콜서 EMK “모든 피드백 겸허히 수용”
배우들도 “창작 초연이라 쉽지 않아...더 노력하겠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뮤지컬 ‘베토벤’이 12일 개막했다. 주인공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의 카이 배우가 ‘용납 못해’를 부르며 열연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뮤지컬 ‘베토벤’이 12일 개막했다. 주인공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의 카이 배우가 ‘용납 못해’를 부르며 열연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뮤지컬 ‘베토벤’이 지난 12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초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19일 프레스콜에서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당부했다.

극은 베토벤의 사랑 이야기다. 사후 베토벤의 비밀 서랍에서 발견된 연애편지의 주인공이자, 그 정체가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불멸의 연인’을 다룬다. 아들을 천재로 만들려는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 속에서 자란 베토벤은 괴팍하고 냉소적인 인물로 성장한다. 우연히 다른 남자와 정략 결혼한 여성 안토니 브렌타노를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 ‘비창’, ‘월광’, ‘엘리제를 위하여’ 등 잘 알려진 베토벤의 명곡을 편곡해 넘버로 활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클래식 거장의 삶과 음악을 다룬 작품인데다,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라는 명콤비의 신작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는 소식에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제작 기간 7년, 초호화 캐스팅, 높은 티켓 가격 책정도 화제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아쉽다는 의견이 다수다. 인터파크 티켓, 예스24 등 예매 사이트 관객 리뷰를 보면, 톱스타들의 뛰어난 실력과 19세기 오스트리아 빈의 연회장,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 등을 실감나게 재현한 화려한 무대에 감탄했다는 의견도 많지만 “이게 17만원(VIP석 가격)?”(인터파크 tndud1***), “배우들의 열연으로도 채울 수 없는 서사와 넘버의 구멍”(예스24 rkddbfl23**) 등 신랄한 비판이 다수의 공감을 사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뮤지컬 ‘베토벤’이 12일 개막했다. 주인공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의 카이 배우가 ‘그저 나니까’를 부르며 열연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뮤지컬 ‘베토벤’이 12일 개막했다. 주인공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의 카이 배우가 ‘그저 나니까’를 부르며 열연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제작진의 고민도 깊은 듯하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도 주연배우들의 진솔한 고백이 이어졌다. “오늘 프레스콜에 부담감을 갖고 왔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고민들이 남아 있다”(조정은 배우), “창작 초연이라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관객 반응에 호불호가 있는데 호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윤공주 배우),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안다. 더 보완해 좋은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해준 배우)

제작사 EMK도 프레스콜 말미에서 “여러분이 보내 주신 모든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번 공연뿐 아니라 준비 중인 일본 공연까지 더욱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작품에서 베토벤의 여러 면모 중 ‘사랑’에 초점을 맞춘 이유에 대해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는 “뮤지컬 특성상 베토벤의 일생보다는 가장 극적인 순간에 집중해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위대한 음악가는 어떻게 청력을 상실하면서도 위대한 음악을 만들었을까? 쿤체는 그 답을 사랑에서 찾았다. 사랑이 인간을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 절망과 고통 안에서 탄생한 베토벤의 아름다운 음악처럼 우리도 살아가는 데 위안과 용기 얻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 박은태·카이 배우, 안토니 브렌타노 역 조정은·옥주현·윤공주 배우, 카스파 반 베토벤 역 이해준·김진욱 배우와 문성우 안무감독,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 김문정 음악감독 등이 참석했다. 2023년 3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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