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설 명절 전날인 20일 오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아 양 할머니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설 명절 전날인 20일 오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아 양 할머니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설 연휴를 앞둔 20일 광주 지역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만나 정부가 내놓은 ‘제 3자 배상안’을 비판하며 위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의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아 “일본 기업이 사죄·배상해야 할 부분을 정부가 하겠다는 것은 할머니들이 평생 쌓아온 자부심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2018년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정부는 피고인 일본 기업의 참여는 어려우며, 대신 현존하는 일제강제동원지원재단으로 제3자의 기금을 모아 변제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고 일본 기업 외에 다른 기업들이 재단에 기부금을 내고 재단이 채무자가 돼 법적 배상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병존적 채무인수’를 의미하는 것.

이 대표는 “배상은 그간의 잘못에 대해 사죄하는 의미다.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부터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 정부가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나 있는 상황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일본 기업 대신 배상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 할머니께서 ‘우리는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사죄를 받고 싶다’고 얘기하셨다”며 “할머니 한을 제대로 풀기 위해서 피해자 입장에서 이 문제를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할머니는 “(강제동원 당시 일본이) 우리를 사람답게 보지 않았다. 배고픈 설움, 압박당한 설움을 당하고 살았다”며 “죽기 전에 일본의 사죄 한마디를 듣는 것이 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우리 시민을, 국민을 생각해야지 무엇이 무서워서 그런 소리를 하나”라며 “(야당이) 옆에서 똑바로 해야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일본과 합의를) 못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민족을 가해한 일본을 이해하고 왜 피해 입은 자국민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나. 자국민 보호 임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뿐 아니라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신 동아시아 냉전 체제 등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가 인식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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