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친윤 vs 비윤’ 응집 가능성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간 당권 도전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마찰음을 빚어온 나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 여론조사 지지율을 감안할 때 당권 레이스 구도는 사실상 ‘김기현·나경원·안철수’(가나다순) 3파전을 펼칠 전망이다.

나 전 의원 측은 24일 후보등록(2월 2∼3일) 전 출마선언과 출정식을 하기에 촉박해 일정이 너무 늦어져서 더 늦출 시간도, 그럴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의원은 설 연휴 직후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 주자는 모두 ‘친윤’ 당 대표를 표방하고 있다.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면서 이를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한다.

당 안팎으로 실제 이번 전당대회 구도는 ‘친윤 대 비윤(비윤석열)’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친윤 실세인 장제원 의원을 주축으로 주류인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김기현 의원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김 의원 쪽에 실렸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나타난 구도다.

윤 대통령이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에서 동시 해임한 이후 친윤계와 나 전 의원 간 갈등이 고조된 것도 ‘친윤 vs 비윤’ 프레임이 더 확고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 친윤계와 갈등이 심화한 이후 친윤계 표심이 김 의원 쪽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레이스 초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나 전 의원이 이후 김 의원에게 잇따라 지지율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러나 주류 친윤 그룹의 ‘세몰이’에 반감을 가진 당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이 결국 출마를 선언할 경우 여론 지형 흐름이 변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새로 도입된 결선투표는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결선투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끼리만 재투표를 해 이긴 사람이 승리하는 제도이다.

당 안팎에선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후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결국 결선투표에서 친윤과 비윤 표심이 각각 결집하면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주류인 친윤계는 친윤 진영 의원들과 당협위원장 등을 동원해 투표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한편으론 이준석 전 대표의 불명예 퇴장부터 최근 ‘나경원 불출마 압박’에 이르기까지 주류인 친윤계를 향해 축적돼온 당내 불만도 비윤 표심을 키울 수 있다.

각 주자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득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선두권에 올라선 기세를 몰아 ‘대세론’ 굳히기를 노리고 있다. 유일한 ‘친윤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결선투표 없이 과반 투표로 당선되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안 의원 측은 결선투표로 가는 게 반갑다는 분위기이다.

나 전 의원을 포함해 많은 후보가 뛰어들어 표심 분산으로 결선투표에 들어가게 되면, 이후 비윤뿐 아니라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립 지대 표심까지 흡수하겠다는 의중이 읽힌다.

특히 안 의원과 나 전 의원은 본격적인 전대 레이스에서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 대표론으로 뭉치는 ‘느슨한 연대’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

80만명을 넘어서는 당심의 실제 향방도 관심사다.

20만∼30만 당원이 참여하던 과거 전당대회와 달리, 모바일 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현역 당협위원장들의 ‘줄세우기’ 영향이 줄어 실제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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