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성장률 2.6%...4분기 -0.3% 역성장
무역수지 사상최대 474억 달러 적자
소비자물가 IMF 이후 24년 만에 최대 5.1% 상승
연간 취업자 81만명 증가...22년만에 최대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은행이 26일 지난해 성장률(속보치)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 4개월과 윤석열 정부 8개월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발표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8개월째를 맞은 지난해 12월까지 경제지표는 성장과 물가, 수출 등 고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부진한 '복합위기'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경제를 복합위기로 규정하고 수출을 통해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우리 경제는 지난해보다 더 낮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황이 나아질 전망은 보이지 않고 있다.

◆ 2022년 성장률 2.6%...4분기 -0.3% 역성장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2.6%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4% 성장했다. 연간 성장률로는 2010년(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이보다 1.4%p 낮았다. 우리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아주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하반기에 둔화된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분기별로 지난해 1분기에는 0.6%, 2분기 0.7%, 3분기에는 0.3% 성장했으나 4분기에는 -0.4%로 역성장했다. GDP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2020년 2분기(-3%)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2분기 성장률을 정점으로 3, 4분에 성장세가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에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민간소비(성장률 기여도 -0.2%p)와 수출부진(순수출 기여도 -0.6%p) 때문이다.

◆ 무역수지 사상최대 474억 달러 적자

지난해 무역수지는 474억6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6837억5000만 달러(확정치), 수입은 7312억1700만 달러를 나타냈다. 2021년 293억700만 달러 흑자보다 767억 달러 이상 줄었다. 

만년 흑자국이었던 중국과의 교역에서 231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이 큰 타격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원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중동과의 무역수지는 42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로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연간으로 3.1% 늘었지만 하반기들어 부진했다. 8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보다 감소했다.

올해도 주력 품폭인 반도체와 주요 수출 대상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가 103억 달러로 정부가 무역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6년 이후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94억7000만 달러를 넘었다.  

수출은  33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으나 수입은  439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9.3%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은 무려 34.1%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집계되지 않았다.  지난해 1~11월 누적 수지는 243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822억4000만 달러)보다 578억7000만 달러 줄었다.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 소비자물가 IMF 이후 24년 만에 최대 5.1% 상승

5월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5월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5.1%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년 연속 0%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회복에 10년 만에 최고치인 2.5%를 기록했다.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 5%대까지 치솟았다.

연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6.9% 올랐다. 석유류가 22.2% 뛰었다., 이는 1998년(33.4%)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전기·가스·수도는 12.6% 상승해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연초부터 가스비가 크게 오르며 1월 물가도 만만치 않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연간 취업자 81만명 증가...22년 만에 최대

지난해 경제지표 중 취업 관련 지표는 좋았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기저효과에 힘입어 81만6000명 늘었다.

통계청이 조사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81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다.

지난해 15세이상 인구는 4526만명으로 전년보다 18만명(0.4%) 증가했으며 경제활동인구는 2892만 2000명으로 전년대비 61만 2000명(2.2%) 늘었다.

지난해 연간 15~64세 고용률(OECD비교기준)은 68.5%로 전년보다 2.0%포인트(p) 상승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2.1%로 1.6%p 올랐다. 두 수치는 각각 1989년, 1963년 연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연간 실업자 수는 전년보다 20만5000명 감소한 83만3000명이었다. 실업률도 2.9%로 전년보다 0.8%p 하락했다.

◆ 올해 더 어두운 경제전망

올해 여러 경제지표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정부와 나라  안팎의 기관들이 예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1.6%, 한국은행은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 성장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의 반토막이 될 전망이다.

세계은행(WB)의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는 제 성장률이 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 국제통화기금(IMF)은 2.0% 이다.

이는 2009년 세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유행에 이어 최근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든데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부진,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만한 요인이 별로 없다.

정부가 복합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나 대안을 내놓지 않고 흘러가는데로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기일 수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