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유·보 통합 시작
학부모 보육비 부담 줄고
0∼5세 차별없이 교육-돌봄
교사 통합 등 난제 많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생부터 국민안심 책임교육·돌봄' 실현을 위한 유보통합 추진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유보통합은 어린이집(보건복지부)과 유치원(교육부)으로 이원화 되어 있는 보육과 교육을 하나로 통합, 주무부처를 단일한 기관으로 통합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생부터 국민안심 책임교육·돌봄' 실현을 위한 유보통합 추진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부가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만 0~5세 영·유아 교육과 보육을 합치는 ‘유보통합’을 추진한다.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처음 추진된 지 28년 만이다. 유보통합으로 학부모의 보육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의 자격 요건이 달라 이를 어떻게 통합할지가 관건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월 30일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차별 없이 교육·돌봄 서비스를 누리게 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보통합은 현재 만 0~5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교육·돌봄 서비스가 이원화돼 있는 것을 하나로 합하는 것을 말한다. 유보통합은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내년까지 양 기관의 격차 해소, 관리 체계 통합, 관련 법령 제·개정, 시범사업 운영 등 준비 작업(1단계)을 거쳐 2025년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합친 새 통합기관이 문을 연다(2단계). 이를 위해 교육부는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유보통합위원회를 발족한다. 

유보통합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학부모의 보육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꼽힌다. 현재 만 0~2세는 무상 보육이 이뤄지고 있다. 만 3∼5세의 경우 정부가 누리과정 지원금을 1인당 월 28만원씩 지원한다. 하지만 사립 유치원을 다니는 경우 지난해 기준 월평균 13만5000원(2022년 4월 기준)을 학부모가 추가로 냈다. 특별활동비를 포함하면 19만5000원 차이가 났다.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제3의 기관’이 문을 열면 아이들은 어디서나 동일한 교육과 보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돌봄 시간도 연장된다. 어린이집은 기본 보육이 하루 7시간이지만 유치원은 정규 시간 4∼5시간과 방과 후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두 기관이 통합되면 유치원의 방과 후 과정을 늘려 어린이집(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만큼 돌봄 시간이 연장된다. 

교사 양성, 자격체제 통합은 정부가 넘어야 할 난관이다. 이번 발표에선 교사 양성체계 개편 문제는 제외됐다.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직과정을 이수해야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를 통해서 자격을 얻을 수도 있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정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양성체계 통합도 2026년까지 끝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현행 어린이집 교사의 자격요건과 질적 수준을 유치원 수준으로 높이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교사의 전문성을 제고해 유아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발달 격차가 현저한 연령의 차이도 함께 고려해 기관을 운영할 방안을 먼저 명확히 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공립유치원의 홀대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격차 해소가 자칫 국공립유치원을 홀대하거나 교육환경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며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지원방안, 발전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문가는 유보통합에 대해 영유아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인구감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부처로 통합을 해서 기간보다는 영유아 발달 단계에 맞춰서 통합적으로 질높은 교육을 추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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