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미성년자의 연애·임신·출산 다뤄
시청자 비판 쇄도
방심위 위원 5명 중 3명 “문제 없음”

2022년 12월6일 방영된 MBN ‘고딩엄빠2’ 27회의 한 장면. ⓒMBN 방송 화면 캡처
2022년 12월6일 방영된 MBN ‘고딩엄빠2’ 27회의 한 장면. ⓒMBN 방송 화면 캡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미성년 여성과 성인 남성 간 연애·임신·출산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는 MBN ‘고딩엄빠2’에 대해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월31일 회의를 열고 2022년 11월22일과 12월6일 ‘고딩엄빠2’ 방송분에 대해 이처럼 결정했다.

11월22일 방송은 18세 여성이 10살 연상의 남자를 만나 임신하고 미혼모 센터에서 홀로 아이를 출산하는 내용이었고, 12월6일 방송은 19세 여성이 11살 연상의 남성과 만나 임신한 후 산후 우울증을 겪는 내용이었다.

소위 위원 5명 중 3명(황성욱·김우석·김유진 위원)이 ‘문제없음’(옥시찬 위원) 의견을 냈다. 1명은 ‘의견진술’, 1명은 ‘행정지도 권고’(이광복 소위원장) 의견을 택했다.

심의에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5호(방송은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와 제35조(성표현) 제1항(방송은 부도덕하거나 건전치 못한 남녀관계를 주된 내용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이 적용됐다.

황성욱 위원은 “품위유지 조항은 너무 도덕적 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부도덕하거나 건전치 못한 남녀 관계와 안전한 남녀 관계를 과연 방통심의위가 규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봤다. 김우석 위원은 “이게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춘향전’이나 ‘로미오와 줄리엣’도 다 부도덕한 게 된다”고 했고, 김유진 의원은 “진행 과정에서 다소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이 그루밍 성범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옥시찬 위원은 “10대 미혼모를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자체가 불건전한 남녀 관계를 오락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며 “시청률에 집착해서 괴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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