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재벌 작년 순익 240조원
바이든 대통령 "석유회사 폭리 누려" 비난
횡재세 도입한 영국 석유기업 횡재세 1조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시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세계의 석유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

서방의 거의 모든 석유기업들이 역대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횡재세를 도입했거나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의 석유기업들도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거나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 일부에서 한시적인 횡재세 도입 주장이 나왔지만 미풍에 그치고 있다. 

◆미국 석유재벌 작년 순익 240조원...분노한 바이든

엑손모빌 미국 정유공장 ⓒ엑손모빌 홈페이지
엑손모빌 미국 정유공장 ⓒ엑손모빌 홈페이지

미국의 석유기업 엡손모빌(Exxon Mobil)은 지난해 엑손모빌은 560억 달러(68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실적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2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 당시 기록적인 452억달러의 순이익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이다. 

로이터는 엑손모빌의 순이익이 서방 석유산업의 역사에서 역대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캐스린 미클스 엑손 최고재무책임자는 로이터 "전반적인 수익과 현금 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상당히 크게 증가했다"며 "이는 강력한 시장, 강력한 처리량, 강력한 생산, 정말 좋은 비용 제어의 조합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미국 석유 메이저들의 순이익이 2000억달러(240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은 분노를 나타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이 주유소에서 기록적인 높은 가격을 지불했기 때문에 엑손의 이윤은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성명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하원에서 석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시도를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원유 가격이 치솟은 지난해 대부분 석유회사와 정유사들이 폭리를 누리고 있다고 맹비난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석유기업들의 엄청난 폭리는 기업들에 대한 비난과 함께 횡제세(windfall profit taxes) 부과 논란을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 횡재세 도입한 리시 수낙... BP, 횡재세 1조원

BP 주유소 ⓒBP 홈페이지
BP 영국 주유소 ⓒBP 홈페이지

영국의 석유기업 BP(British Petroleum)는 지난해 3분기에만 82억 달러(10조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의 두 배 에 이른다고 BBC가 보도했다.

BP는 지난해와 올해 횡재세로 8억 달러(1조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망했다.

유럽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에너지기업인 영국의 셸은 지난해 순익이 399억 달러(48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의 193억 달러보다 두 배 급증한 것이다. 에너지 기업들은 2020년 코로나 돌발 창궐로 여행 및 경제활동이 제한되면서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21년 경제 재가동에 쉽게 흑자 전환했다.

영국은 리시 수닥 영국총리가 재무장관이었을 때 횡재세를 도입했다.

영국 재무부 대변인은 지난해와 올해 횡재세로 170억 파운드(25조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에드 밀리밴드 기후변화 장관은  BP의 이익은 "정부가 적절한 횡재세를 부과하지 못했다는 비난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리시 수낙은 영국 국민들이 생계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수십억원의 횡재 수익을 석유·가스회사 주머니에 남긴 것을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COP(기후변화협약) 회장이자 전 산업부 장관은 알록 샤르마는 트위터에 "석유와 가스 회사에 대해 더 많은 횡재세를 물려 자금을 확보하고 그 자금으로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럽 국가 잇따라 횡재세 도입

ⓒAP/뉴시스
ⓒAP/뉴시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9월 횡재세 도입 방침을 밝혔다.

EU는 2018년 이후 평균 과세대상 이익 증가세가 20%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20% 초과분 이익에 최소 33% 세율로 적용하는 횡재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EU의 횡재세 도입은 한시적으로 올해와 내년에 발생한 이익에 부과된다.

EU에 앞서 횡재세를 도입한 이탈리아는 내년 7월까지 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율을 25%에서 35%로 인상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018~21년 평균 이상의 이익을 냈거나 내년 이익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석탄,가스 기업을 대상으로 33% 세율의 횡재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체코 하원은 에너지 기업과 은행에 60%의 세율로 횡재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지난해 재무장관으로 횡재세를 도입하면서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특별한 이익"의 일부를 영국의 일자리, 성장 및 에너지 안보에 곧 그리고 상당한 규모로" 투자하지 않는다면 횡재 세금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국의 석유기업, 역대 최대 실적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에스오일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에스오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조4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9.2% 증가했다고 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4.6% 늘어난 42조4460억원, 당기순이익은 52.8% 증가한 2조1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스오일이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3조8268억원, 영업이익 4조310억원으로 2021년 한해 동안의 실적(매출 34조5384억원, 영업이익 2조18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2021년 같은 기간의 매출 23조2537억원의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넌 같은 기간 1조4,096억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38조4857억원으로 3조2554억원으로 2021년 한해 동안의 매출 26조6686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1년 전체 7121억원보다 4배 많았다.

2021년 같은 기간 매출 18조5483억원의 두배, 영업이익 6312억원의 5배 이상 확대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26조3265억원, 영업이익은 2조777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2021년 한해 동안의 실적을 이미 넘어섰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배, 영업이익은 3.3배많은 실적을 올렸다.

지난 한해의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의 정유사들도 매출과 이익 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부에서 이런 실적을 올린 석유기업들에게 한시적인 횡재세 도입 주장이 일고 있으나 정부는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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