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기예 사망자 5894명, 시리아 1900명
시리아쪽, 튀르키예보다 인적피해 적으나 훨씬 '절망적'

[아다나=AP/뉴시스] 7일(현지시각) 튀르키예 남부 아다나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조대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아다나=AP/뉴시스] 7일(현지시각) 튀르키예 남부 아다나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조대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8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8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악천후와 계속된 여진의 영향으로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각) BBC와 CNN 등 외신은 튀르기예와 시리아의 발표를 인용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지금까지 최소 7266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파레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 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5894명”이라고 밝혔다.

튀르기예 당국은 6000개 이상의 건물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시리아에서도 최소 1900명이 이번 지진으로 사망했다.

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장악 지역에서 1020명이 이상이 이번 지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고, 시리아 국경 사나통신은 정부군 통제 지역에서 812명이 지진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튀르기예 정부, 하얀 헬멧 및 시리아 국영 언론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인한 부상자도 3만5626명에 달한다.

오르한 타타르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 담당자는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 10개 주에서 5775개 건물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또한 튀르키예 수색 및 구조 인력 6만217명, 국제 구조요원 3251명이 피해 지역 10개 주에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최대 23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아델하이트 마르샹 WHO 비상대책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지진으로 취약 계층 500만명을 포함해 잠재적으로 2300만명이 (피해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 시리아쪽, 튀르키예보다 인적피해 적으나 훨씬 '절망적'

시리아 난민촌. 이 곳은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주로 비정부기구에 의존하고 있다. ⓒ하얀헬멧 트위터
시리아 난민촌. 이 곳은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주로 비정부기구에 의존하고 있다. ⓒ하얀헬멧 트위터

시리아 북서부 주민들이 튀르키예 발 지진 후 구조나 향후 생계 대책 등에서 튀르키예 남동부 주민보다 몇 배나 절망적인 현실에 직면해 있다. 국가가 없거나 반쪽짜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적 및 물적 피해는 위쪽 튀르키예보다 덜하다. 

이는 피해 집계를 제대로 행할 국가 단위의 기관이 부재하거나 매우 부실한 데서 연유한 허상일 가능성이 높다. 시리아 북서부 피해 지역은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 타르투스 등 튀르키예 접경 북단과 그 아래 이들립주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

내전 만 12년을 2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접경의 피해 지역은 2017년부터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 정부군에게 통제되고 있으며 그 아래 이들립주는 그때부터 시리아의 유프라테스강 서안 반군들이 정부군에게 점령지를 모두 내주고 퇴각 지로 얻은 최후 결집 장소가 되었다.

알레포 등은 이들립주를 포위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 휘하에 있지만 아사드 정부가 소재한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멀리 떨어져 행정 서비스가 미약한 수준에 그쳤다. 이번 지진 발생 후 이 점이 확연하게 드러나 알레포 등은 비정부기구의 구조와 구호에 의존하고 있다.

이 비정부기구는 튀르키예 쪽 접경 지역에 넓게 펼쳐있는 아사드 정권 탈주의 시리아 난민 텐트촌을 구호하고 있다가 지진 후 국경 너머의 시리아 정부군 휘하 지역 구조와 구호에 뛰어 들었다. 알레포 등에서 사망자가 820명, 부상자가 1500명 발생했다는 발표는 시리아 보건부 이름으로 되어 있으나 구호 주체는 비정부 기구들이다.

아사드 정부는 그전부터 튀르키예에서 알레포 등 유프라테스강 서안으로 들어오는 구호물자의 국경통과점을 단 한 곳으로 제한했다. 이번 지진 직후 외국의 구호 물자를 자신들이 통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튀르키예서 물자가 넘어올 통과점은 계속 한 지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 서쪽 이들립주의 반군 지역으로 구호물자들이 들어가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경계 조치이다. 이들립주에는 반 아사드 무장조직이 가족 포함해 10만 명이 넘으며 주민 전체는 300만 명에 이른다. 

주민 중 반이 본토박이가 아니라 아사드 정권을 피해 집을 버리고 온 국내 피난민이다. 이들에 대한 아사드 정부군의 포위는 휴전 협정을 통해 튀르키예 준군사조직이 차단하고 있으나 식량과 식수 등 기본적인 생필품을 국제 구호에 철저히 의존해야 하고 있다.

이들은 허약한 텐트촌에서 기거하고 있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주거 건물 피해가 아주 심했다. 이 반군 지역에서 자생한 민간 방위대인 화이트헬멧은 지금까지 1020명이 숨지고 240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알레포도 구조와 구호가 튀르키예에 턱없이 못미치지만 시리아 반군 집결지 이들립주의 난민촌은 지진 발생 36시간이 가까운 시점에서 구호는 물론 잔해더미에 깔린 생존자 구조도 튀르기예의 몇 십분의 일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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