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분 인수가 발단... 이수만 측 소송 예고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창업주인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의 SM의 지분 인수에 반발하며 소송전을 벌이기로 하는 등 내분이 커지고 있다.

발단은 카카오의 SM 지분인수에서 시작됐다.

카카오는 7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가 됐다.

카카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 실현을 위해 인지도 높은 글로벌 실력파들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음악과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지분인수는 전환사채 인수 방식으로 이뤄졌다. SM이사회는 카카오에게 제3자 배정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약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전환사채에 부여된 전환권이 행사됐을 경우를 전제로, SM 이사회가 카카오에게 배정한 신주와 전환사채는 SM 발행주식총수의 약 9.05%에 이른다. 기존 18.46%였던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율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SM의 지분 매각은 최대 주주(이수만) 동의 없이 결정된 것”이라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게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를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SM 정관이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신주 또는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SM은 현재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가 결의한 2171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만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화우는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며 "SM의 이사회는 제3자에게 일방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함으로써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대하고 지배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만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얼라인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해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1년여간 SM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이수만이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의 비용을 수령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화우는 "지난 20일 SM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는 최대주주인 이 전 프로듀서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제안에 합의함으로써 최대주주를 상대로 한 경영권 분쟁이 심화됐다고 화우는 전했다. 

두 공동 대표는 이 전 프로듀서와 사실 인연이 깊다. A&R에서 능력을 발휘해온 이 대표는 이 창업주 처조카이다. 2001년 SM에 공채 입사한 탁 대표는 매니저로부터 출발해 이 대표와 오래 함께 하며 대표까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두 공동 대표와 이 전 프로듀서가 등을 돌리게 됐다.

2010년부터 사내 등기 이사를 물러난 이수만에게 회사 경영에 관한 이사회 의결을 당장 반대할 권한은 없다. 

내분 조짐은 지난 5일에도 불거졌다. SM 소속이자 SM 자회사 SM C&C 사외이사를 지낸 배우 김민종이 SM 전 직원에게 “두 공동 대표가 이수만 선생님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며 ‘SM 3.0′을 비판하는 사내메일을 보냈다.

같은 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SM 사내 게시판에는 “언제까지 이수만에게 의지해야 하나” 등의 반대의견도 줄을 이었다.

이수만은 18.8%로 SM의 최대 주주다. 지난해 3월 주총 때부터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등 SM의 16개 기관투자자 대다수가 얼라인 측 감사인 선임에 찬성하는 등 이수만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가 9% 지분으로 현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로 나서게 되면 이수만의 SM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축소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1995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해 문화 업계에서 처음으로 신인 발굴과 육성 등 체계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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