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적극 환영” vs 의협 “깊은 유감과 분노”
민주당 “3월 본회의에서 책임 있게 처리할 것”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간호사 업무범위·처우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 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로 직회부되자 의료계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어제 복지위가 법제사법위원회에 오래 묶여 있던 법률안들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며 “3월 본회의에서 책임 있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면화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의료법, 간호인력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내용의 간호법 등 민생 법안 7개가 그것”이라고 소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9일 표결을 거쳐 법사위에 계류된 간호법 제정안·중범죄 의사면허취소법 등 법안 7건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부의해달라고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법사위에 회부된 지 269일 만에 본회의로 넘어간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춘숙 복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직권으로 직회부 건을 상정하고 표결을 진행했다. 재적의원 24명 중 16명이 찬성해 가결 조건을 채웠다. 반대는 7표, 무효는 1표였다.

간호법은 의료법에 포함된 간호사에 대한 규정을 떼어 만든 법이다. 간호사 업무 범위에 대한 정의와 적정 노동시간 확보, 처우 개선을 요구할 권리 등이 골자다.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촉구 전국 간호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촉구 전국 간호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복지위의 간호법 등 민생법안 본회의 부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간협은 “초고령사회에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간호 수요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주기적 공중보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숙련된 간호인력의 확보와 적정 배치, 지속 근무 등을 위한 간호법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이를 토대로 우수한 숙련된 간호인력의 양성과 적정 배치, 그리고 처우개선을 통해 간호인력이 지속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돼 국민의 건강 증진과 환자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보건복지의료연대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보건복지의료연대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간호법 제정을 반대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명한다”며 반발했다.

의협은 “(간호법을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의결한 것은)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논의된 결과 추가적인 심의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2소위 회부가 결정된 법안을 불과 20여 일 만에 야당이 다수당의 힘을 앞세워 강행 통과시키려는 것으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간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만큼, 국회는 간호법을 즉시 철회한 후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보건의료인이 공생할 수 있는 보건의료인 상생법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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