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실습생 다룬 영화 '다음 소희' 콜센터 상담원 단체관람
콜센터노조 “10년 싸워 15분 휴식…안타까운 현실”
정주리 감독 “영화 속 문제, 누구도 자유롭지 않아”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여의도 CGV에서 콜센터 실습생의 비극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 단체 관람회를 열고 콜센터 삼담원들과 함께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상혁 수습기자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서울 여의도 CGV에서 콜센터 실습생의 비극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 단체 관람회를 열고 콜센터 삼담원들과 함께 열악한 근무환경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상혁 수습기자

“18년 동안 콜센터 일하며 지친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복지를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콜센터 실습생의 비극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 상영이 끝나자 영화관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18년 동안 콜센터 상담사 일을 해온 이미양 한전CSC노조 지회장이 저임금과 감정노동에 시달린 경험을 이야기하자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22일 서울 여의도 CGV에 모여 영화 ‘다음 소희’를 관람하고 현실 속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성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7년 전주에서 일어난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을 통해 현장실습을 빙자한 노동착취와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고발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다음소희 단체관람이 끝나고 정주리 영화감독과 콜센터 상담원들이 현실의 콜센터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상혁 수습기자
다음소희 단체관람이 끝나고 정주리 영화감독과 콜센터 상담원들이 현실의 콜센터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상혁 수습기자

영화 단체관람이 끝나고 정주리 영화감독과 콜센터 상담원들이 현실의 콜센터를 이야기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지현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조 지부장은 콜센터 일을 시작한 2011년 이후 10년 동안 근무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 지부장은 “악성 민원인에 시달리면 하루 15분 쉴 수 있는 제도가 생겼다. 10년을 싸운 결과가 겨우 15분 휴식이라는 게 안타깝다”며 속상해했다.

이미양 한전CSC노조 지회장은 영화 속 소희처럼 모든 상담사들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울먹였다. 이 지회장은 “콜센터 노동자들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이동 시간도 아껴가며 1분 1초를 아낀다. 실적이 낮은 사람들은 관리대상에 들어가 면담 시간을 갖기 때문에 매일이 스트레스다”고 토로했다.

정주리 감독은 영화를 통해 소희가 겪었던 비극을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씩씩한 소희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 모두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제”라며 비극적인 사건에 대중들이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저임금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콜센터 상담원들을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혁 수습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저임금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콜센터 상담원들을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혁 수습기자

 

이날 자리에는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류 사무총장은 “영화 ‘다음 소희’ 속 하도급 구조 문제와 현장 실습 문제, 그리고 콜센터 상담원들의 고충 등이 해결돼 다음 소희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콜센터 상담원들의 힘든 일상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천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참여했다. 이 의원은 저임금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콜센터 상담원들을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한다며 “악성 민원인 삼진 아웃제, 성희롱·욕설 민원인 이용 제한, 콜센터 상담원을 보호하지 않는 사업주 고발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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