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비 행복한 소비』 (천경희 외 지음, 시그마프레스 펴냄)

 

『윤리적 소비 행복한 소비』 (천경희 외 지음, 시그마프레스 펴냄)
『윤리적 소비 행복한 소비』 (천경희 외 지음, 시그마프레스 펴냄)

며칠 전 집 근처 리필 스테이션을 찾았다. 가져온 유리용기에 세제를 필요한 만큼 덜어서 살 수 있어 주기적으로 들린다. 소량씩 살 수 있어 여러 제품을 체험해 보기에도 좋고,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쌓아 현금으로 되돌려 받을 수도 있다. 일석이조다. 마트에서 물건을 고를 때 제품에 부착된 탄소배출량 인증마크를 확인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을 구매하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한 에코백을 구입하고, 장애인을 고용하는 업체의 쿠키를 사는 ‘윤리적 소비’는 이제 실생활에 안착했다.

윤리적 소비는 사회와 환경을 고려해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소비행동을 일컫는다. 과거 ‘착한 소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윤리적 소비는 녹색 소비, 공정무역, 로컬소비 같은 구매 행동부터 상거래윤리와 절제와 나눔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삶 전체에서 실천하는 행동을 말한다.

한국에서 윤리적 소비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3월 가톨릭대학교에 윤리적 소비를 교육하기 위한 ‘소비윤리’ 교과목이 개설된 이후부터다. 가톨릭대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가 운영해온 ‘대학생의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실천 교육’프로젝트는 2012년 유네스코 ESD 공식 프로젝트로 인정받았다. 대학생들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하고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게끔 이끄는 프로젝트다. 이후 성균관대, 인하대, 인제대, 원광대로 확산됐고 지금은 연세대대, 충북대, 서울대 등에서도 윤리적 소비 교과목이 신설됐다. 

‘상거래윤리’를 주제로 한 윤리적소비실천 조별활동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대학생들이 ‘상거래윤리’를 주제로 한 윤리적소비실천 조별활동을 하는 모습.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상거래윤리’를 주제로 한 윤리적소비실천 조별활동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대학생들이 ‘로컬소비’를 주제로 한 윤리적 소비실천 조별활동을 하는 모습.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천경희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지난 2010년 교육 확산을 위한 교재로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책을 출간했다. 윤리적 소비를 학문적으로 정립한 이 책은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올해 『윤리적 소비 행복한 소비』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천 교수를 비롯해 12명의 교수들이 참여해 최근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윤리적 소비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진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 기업의 ESG 경영 등의 내용이 보강됐다. 

책은 윤리적 소비를 심도 깊게 배울 수 있는 교재이자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행동 안내서다. 윤리적 소비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이론과 함께 신문기사와 다양한 자료를 통해 현장에서 윤리적 소비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데 생생히 기록했다. 나아가 공동체운동과 절제와 간소한 삶, 기부와 나눔까지 윤리적 소비의 가장 높은 차원까지 담았다.

독자들은 윤리적 소비의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 방법을 파악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의식적인 소비자로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글로벌 교육의제인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을 한국적 맥락에 맞게 이행한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2011년부터 ‘유네스코 ESD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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