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중요하지 않다’는 여성, 남성 2배
자녀 세대 계층이동에 희망적일수록 결혼‧출산 중시

결혼식 사진 ⓒpixabay<br>
결혼식 사진 ⓒpixabay

정부가 저출산 대응을 위해 16년간 28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이 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0.78명이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더욱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월 26일 사회복지연구에 게재된 ‘청년층의 삶의 질과 사회의 질에 대한 인식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만 20∼34세 미혼 남녀 281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삶에서 결혼과 출산이 필수’라는데 동의한 여성은 4.0%, 남성은 12.9%로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결혼‧출산 중요하지 않다’는 여성, 남성 2배

‘여성의 삶에서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여성은 53.2%로 남성(25.8%)의 2배를 넘었다.

20∼30대 여성의 절반은 여성의 삶에서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다. 또 사회의 공정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연구는 응답자들의 성별뿐 아니라 연령, 삶의 질(교육 수준‧고용 지위‧건강 상태‧우울감‧행복감), 사회의 질(경제적 안정성‧사회적 신뢰‧기회의 평등‧결정의 자유‧계층 이동성)을 기준으로 다층 분석했다. 분석 결과 주관적으로 삶의 질이 높다고 여길수록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보다 높았다.

특히 자녀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볼수록 결혼과 출산의 중요도를 높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 자신의 계층 이동 가능성은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사회가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포용적이라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결혼·출산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조사를 진행한 박정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과 출산은 개인적인 행위이지만 동시에 사회 공동체의 맥락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행위”라며 “결혼·출산 감소 추세에 대응하려면 사회적 포용성과 응집성을 높여 사회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과 ‘공동체’로서의 사회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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