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강고한 연대
안전한 일터, 성평등 노동실현 강조
성평등 걸림돌 포스코 선정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3.8여성대회기념 제 29차 대구경북여성대회에서 대회사를  ⓒ권은주 기자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3.8여성대회기념 제 29차 대구경북여성대회에서 대회사를 ⓒ권은주 기자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9차 대구경북여성대회’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를 슬로건으로 8일 구)중앙파출소 앞에서 열렸다.

‘3.8세계여성의날기념 제29차대구경북여성대회조직위원회’(31개 단체)가 주최하고,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사전행사, 기념식, 거리행진 등으로 개최됐다.

이날 포항여성회도 3.8포항여성대회를 열고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을 미온적으로 대처한' 포스코 본사 앞에서 '성평등걸림돌전달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38회 3.8세계여성의날 한국대회와 제29차 대구경북여성대회에서 성평등 걸림돌로 포스코가 선정되었다.

대구여성회 김예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이 연대사를, 성평등 디딤돌과 걸림돌 발표, 여성선언문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현안발표는 대구여성노동자회 남춘미 사무국장, 인권실천시민행동 김승무 대표, 대구여성장애인연대 이정미 대표가 각각 이어갔으며, 축하공연은 대구여성인권센터에서 ‘다시 만난 세계’, ‘춤신춤왕’을 선보였다.

이날 제29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참가자들은 “수세적 국면은 끝났다. 우리는 수많은 차별에 맞서 투쟁으로 일구어온 성평등 정책과 제도가 더 이상 후퇴하지 않도록 강고한 연대로 이 퇴행의 시대를 넘어설 것이다. 그리고 우리와 다음세대의 안녕을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 것이다. 누구도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으며 일상의 안녕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바로 행동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성매매처벌법 관련 선전부스  ⓒ권은주 기자
대구여성인권센터가 대구경북여성대회에서 성매매처벌법 개정촉구 1만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권은주 기자

남은주 대경여연 상임대표는 “대구는 4개 기관 통폐합이후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여성가족사업팀과 정책연구실 산하 연구1,2,3팀으로 해체하여 여성문제의 전문적인 연구기능을 없애버렸고, 경북은 그나마 여성정책을 펼치고 있던 아이여성행복국을 폐지하고 여성아동정책관으로 축소시켰다. 대구는 4년째, 경북은 7년째 인구감소현상이 지속되고 저출생문제도 심각하다. 선진국들이 성평등 정책실현과 여성노동권 보장, 전사회적인 성평등 문화확산만이 해결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은 지자체가 나서서 결혼특구지정과 맞선보기행사 등 졸속정책으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심각해져 가는 경제위기 속 여성들의 노동현실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만15∼64세 기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9.3%로 같은 해 OECD 36개 회원국 중 30위, 2021년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27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주단위 52시간 연장근로제한을 년·월 단위로 바꿔 더 극악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일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는 직무급제의 전환도입은 성별직종 분리에 더해 성별임금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장시간 노동 근절, 성별임금격차 해소,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는 성평등 노동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평등 디딤돌은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가,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가, 성평등 걸림돌은 포스코가 각각 선정되었다.

대구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가 '노동법 얼마나 재밌게요~ 퀴즈 풀고, 선물받기'를 하고 있다.  ⓒ권은주 기자
대구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가 '노동법 얼마나 재밌게요~ 퀴즈 풀고, 선물받기'를 하고 있다. ⓒ권은주 기자

디딤돌에 선정된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이하 대구학비연대)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 3주체의 협의체이다.

학교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의 노동조합으로 소속 조합원들은 고용만 보장될 뿐 학교 내 다른 구성원과는 다른 임금체계, 복리후생차별, 저임금, 고강도 노동 상황에 처해 있어 이러한 차별에 저항하며 올해 6년차 집단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학비연대의 투쟁은 여성의 직무를 낮게 평가하는 사회적 관행과 심각한 성별임금격차, 저임금 일자리 고착화, 노동자 건강권을 두고 벌이는 투쟁으로 전국 17만 여성노동자들의 일터를 바꾸는 투쟁의 중심에 서있다.

일터를 스스로 바꾸어가는 대구학비연대는 ‘밥하는 아줌마’,‘학교 보조’이기를 거부하고 ‘당당한 노동자’로서 여성노동권을 실현하고 구조적인 성차별에 저항하고 있다.

포스코가 성평등 걸림돌에 선정된 이유는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지켜야 했다. 그러나 심각한 직장 내 성폭력 발생 이후 포스코는 법과 제도에서 규율하고 있는 내용과 정반대의 행위를 일삼았다. 직장 내 성희롱 대응 매뉴얼이 있었지만 사건 발생 이후 사건에 대한 비밀유지위반과 피해자 불이익조치, 사건이 언론을 통해 외부로 나가자 임원들이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는 등 심각한 2차 피해 유발행위를 했다. 피해자 보호와 사건해결에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여성시민단체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어떠한 대응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사전부스에는 △대구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노동법 얼마나 재밌게요~퀴즈 풀고, 선물 받기) △대구여성의전화(데이트폭력 관련 알림부스 굿즈나눔) △대구여성인권센터 성매매처벌법 관련 선전부스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물품나눔부스 △대구여성회 시민참여방식의 부스 △대구여성광장 참여이벤트 성평등을 향해 신발 날리기 △무지개인권연대 혼인평등인증샷찍기와 무지개물병던져세우기, 행진용 무지개깃발 나눔 △노회찬재단 대구모임 3.8세계여성의날기념 장미꽃나눔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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