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보고서
‘HPV’ 접종한 적 없는 남성 92.2%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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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남성 92.2%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HPV)' 백신을 접종한 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남성 대상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남성 대상 자궁경부암 비용 지원 및 국가 필수예방접종(NIP) 적용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수행한 ‘HPV 백신의 국가 예방접종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 분석’ 정책 연구보고서(책임연구원 유수연 부연구위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조사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연구원은 자궁경부암, 항문암 등을 일으키는 HPV의 일부를 예방하는 백신을 현행 여성 청소년뿐 아니라 남성 청소년에게까지 무료로 확대 접종하는 방안이 과연 경제성이 있는지 평가하고자 2022년 1월 6일부터 3월 18일까지 전국 만19~59세 시민 3193명(여성 1620명, 남성 157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HPV 감염과 같은 성 매개 감염병의 감염률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다. 

HPV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서는 ‘접종한 적 없다’가 남성 92.2%, 여성 69.3%로 가장 높고, 이어 ‘접종 완료’(남성 5.0%, 여성 26.1%), ‘미완료’(남성 2.9% 여성 4.6%) 등이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알려진 HPV 백신 ‘가다실’ 접종 대상에 12세 이상 남성까지 포함했을 때 비용 효과적이지 않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만 12세 이상 여성 청소년 위주의 HPV 백신 접종 지원 대상에 △12세 여아 9가 전환 △12세 남녀에게 9가 접종 △12세 남아에 2가·4가 도입 등의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경제적 효과를 따져봤다. 분석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게 나왔다.  

이에 따라 HPV 백신의 국가 예방접종(NIP) 사업을 남자 청소년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정부의 공약 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HPV는 생식기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지속 감염 땐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편도암 등의 원인이 된다. HPV는 감염되더라도 90% 정도는 1∼2년 이내 자연 소멸한다.

여성은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남성은 경우 HPV 감염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남자 어린이·청소년에게도 무료 접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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