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전 개막
7월2일까지 DDP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전시장 전경.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전시장 전경. ⓒ이세아 기자

우리 시대 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이다. 호크니와 함께 영국 초기 팝아트를 이끈 14인의 작품세계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영국의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문화 씬을 만든 주역들이다.

‘팝아트’ 하면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 거장들부터 떠오르지만, 팝아트가 태동한 곳은 영국이다. 1956년 영국 작가 리처드 해밀턴의 작품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가 시초다. 호크니도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가들과 함께 1960년대 영국 팝아트 흐름을 주도한 예술가로 꼽힌다.

전시는 영국 팝아트의 성장 배경인 1960년대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 시기 작품부터 호크니의 작품까지 10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배경 자료도 함께 모은 아카이브 형식의 전시다. 원화, 판화, 영상, 사진, 포스터 등 150여 점을 모았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엑스시아이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엑스시아이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스윙잉 런던’ 섹션에선 역동적이고 대담한 예술이 태동하던 그 시절 런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보수적인 가치관을 거부하는 젊은이들이 런던의 나이트클럽, 레스토랑, 부티크 등에서 어울리며 전통적 예술 관념에 도전했다. 광고·영화·사진 등 대중문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낙관주의, 자유,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브리티시 팝 아티스트’ 섹션은 영국 팝아트를 이끈 예술가 14명의 작품을 모았다. 피터 블레이크, 앨런 앨드리지, 데렉 보쉬어, 에두아르도 파올로치, 조 틸슨, 마이클 잉글리시 등이다. 기하학적 형태를 배열해 착시 현상을 일으켜 운동감과 색채 효과를 내는 ‘옵아트’의 대표주자이자 여성 작가 브리짓 라일리의 작품도 볼 수 있다.

브리짓 라일리, Red Red Blue, 1968 ⓒBridget Riley 2023. All rights reserved.
브리짓 라일리, Red Red Blue, 1968 ⓒBridget Riley 2023. All rights reserved.
R.B.키타이, 남십자공화국(The Republic of Southern Cross), 1964 ⓒR.B. Kitaj Estate
R.B.키타이, 남십자공화국(The Republic of Southern Cross), 1964 ⓒR.B. Kitaj Estate
마이클 잉글리시, 아이스크림, 1968 ⓒMichael English
마이클 잉글리시, 아이스크림, 1968 ⓒMichael English

1960년대 영국 대중매체와 합작한 작품도 소개된다. “대중문화를 통해 팝아트를 ‘빅 비즈니스’로 만든 작품들”이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더 후, 데이빗 보위 등 인기 영국 음악가들과의 협업한 포스터·앨범 자켓 등 작업이 눈길을 끈다. 대중문화와 일상에서 찾은 소재를 사용해 만들어진 작품들은 예술과 문화, 소비와 대중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동시에 당시 팝아트에 대한 사회적 평판, 사형제도, 전쟁 등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가장 관객들의 발걸음이 오래 머무르는 곳은 역시 호크니의 작품을 모은 후반부 섹션이다. 특히 작가가 천착한 ‘물’을 소재로 ‘스위밍 풀’, ‘데이비드 호크니와 물’ 2개 섹션을 마련했다. 호크니는 물을 형상화해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스위밍 풀’은 물의 상징성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삶의 에너지와 운동성, 인간의 삶과 순환을 상징한다. 전시장엔 마치 수영장 안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는 포토존도 준비됐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스위밍 풀’ 포토전 전경.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스위밍 풀’ 포토전 전경.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중 데이비드 호크니의 극장 협업작들.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1960s Swinging London’전 중 데이비드 호크니의 극장 협업작들. ⓒ이세아 기자

거장은 무대 디자인, 의상 등 극장 미술에도 활발히 참여했는데, 이번 전시장에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협업한 프랑스 단편 3부작 기념 포스터 등 극작품 협업작도 볼 수 있다. 호크니 특유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과 위트 있는 상상력이 시선을 붙든다.

전시를 기획한 엑스씨아이 유창원 대표는 “현대 미술의 역사인 데이비드 호크니와 영국의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의 작품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2023년 서울에서도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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