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뒤 경질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갈란트 트위터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뒤 경질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갈란트 트위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방관이 베냐민 네타나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지 하루만에 경질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6일(현지시각)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했다. 갈란트 장관이 이스라엘 지도자에게 이스라엘을 격렬하게 분열시키고 군 내부에서 증가하는 불만을 촉발시킨 계획된 사법 개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지 하루 만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 이후 시위대 수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텔아비브의 간선도로를 점거한채 시위를 벌였다. AP 통신은  아얄론 고속도로에 청백색 이스라엘 국기가 가득 찼다고 보도했다..

브엘세바와 하이파, 예루살렘 등에서도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였으며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저지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사진)은 25일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연립정부가 추진하는 ‘사법 조정안’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갈란트 장관은 “우리 사법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는다”면서 “하지만 중요한 변화는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입법 절차는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11주 넘게 이어지는 사법부 무력화 반대 시위에 대해 “현재 내가 목격하는 (시위대의) 강렬한 분노와 고통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며 “사회 분열이 군 내부까지 퍼졌다. 국가안보에 즉각적이고 실재하는 위험이다. 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 인사, 특히 집권당 리쿠드당 출신 인사가 사법 조정안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엘리트 예비군을 중심으로 사법부 무력화 반대 여론이 커지자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23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반대 의사를 밝히려던 그는 총리 면담 이후 철회했지만 현역 군인 사이에서도 반발 조짐이 나온다고 알려지면서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란트 장관은 군인 출신으로 2008년 ‘가자전쟁’을 지휘했다. 정계에 입문한 이후로는 건설장관과 교육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이스라엘 사법부 무력화 입법의 핵심은 국회의 대법원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 확보다. 이스라엘에서 대법원은 국회의원과 총리를 견제하는 유일한 기관이자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이번 입법에는 대법관 임명권을 사실상 정부에 위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 집권한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와 마찰이 잦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 수수 등 부패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만큼 사법권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개정안을 꺼내 들었다. 그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뇌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뒤 2020년 5월 이스라엘 역대 총리 최초로 법정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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