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57%·SK이노 50%
다양성 갖춘 관점·경험 부각
자본시장법 1년 만에 효과

사진=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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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50% 넘었다. 여성 1명을 선임하며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던 기업 이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가 단순히 성별을 상징하는 ‘토큰(token·징표)’을 넘어서며 조직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임계점’에 한발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에서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 등 여성 사외이사 2인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미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박새롬 UNIST 산업공학과 조교수,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교수까지 여성 사외이사는 총 4명이다.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4명(57%)을 여성으로 채운 것이다.

삼성SDI도 전체 사외이사 4명 중 여성은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와 김덕현 변호사 등 총 2명으로 50%가 됐다. 삼성전기는 여윤경 이화여대 경영학 교수를 재선임해 전체 사외이사 2명 중 1명이 여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3명(50%)이 여성이다. 김태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주연 전 P&G 오럴케어&그루밍 한국·일본지역 부회장과 이복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이사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KB금융은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가 새로 선임되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중임되면서 여성 비율이 42.8%로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린 기업들도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박상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SK하이닉스는 한애라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에 재합류시켰고,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했다.

대우건설은 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와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부교수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카드도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렸다. 지난 3월30일 주총에서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협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김수진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과 함께 여성 사외이사 2명을 뒀다. 

기업 내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특정성별이 독식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이 여성 사외이사 확대의 결정적 변수였다. 자본시장법 시행 1년이 지나면서 다양성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크니즘(tokenism) 
성별, 인종 등에 따라 사회적으로 배제된 소수자를 배제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 한두 명의 소수자를 대표, 즉 ‘토큰(징표)’로 기용해 구색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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