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일으키는 여자들(이선화 외/허사이트/1만 6000원) ⓒ허사이트
여자를 일으키는 여자들(이선화 외/허사이트/1만 6000원) ⓒ허사이트

여자를 일으키는 여자들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널리 회자되는 구호지만,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은 말처럼 쉽지 않다. 육체가 스러지고 정신이 무너지는 일을 수시로 겪으며 다시 사회로 돌아와 ‘정상적인’ 노동자로, 구성원으로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계 미투가 한참이던 시기 생존자나 연대자로 활동했던 여성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상-여자의 착지술’ 팀은, 예술에서 치유의 실마리를 찾았다. 피해자들이 천천히 다시 ‘땅을 잘 디딜’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의 손길을 내민다.

이선화 외/허사이트/1만 6000원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김영옥/위즈덤하우스/1만 7500원) ⓒ위즈덤하우스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김영옥/위즈덤하우스/1만 7500원) ⓒ위즈덤하우스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초고령 사회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노인’이란 말은 결코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 노인이라는 말에 두껍게 달라붙어 있는 부정적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자기 돌봄을 포기하지 않고 나답게, 다른 몸들과 기대어 함께 늙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인권과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몸·시간·노년·죽음을 탐구해온 저자는 각계각층의 열한 사람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늙음에 드리워진 두려움과 혐오의 정동을 걷어내고 늙어감의 다른 길을 상상하고 실제로 구현하는 급진적인 모험을 제안한다.

김영옥/위즈덤하우스/1만 7500원

제국의 소녀들(히로세 레이코/서재길·송혜경 옮김/소명출판/2만원) ⓒ소명출판
제국의 소녀들(히로세 레이코/서재길·송혜경 옮김/소명출판/2만원) ⓒ소명출판

제국의 소녀들

‘일제강점기’ 하면 일본의 식민 지배하에 억압됐던 우리 민족, ‘가해자’인 일본 정부에 대한 비난과 책임만 주로 논의됐다. 이 책은 그 모든 담론과 연구에서 소외됐던 ‘제국 식민자’로서 여성의 역할과 책임을 말한다. 식민지에서 자란 일본 여성들이 있었다. 이들이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를 다니며 어떤 교육을 받고 교우관계는 어땠는지, 가족과의 생활 속에서 식민지 한국은 어떻게 비쳤는지 드러낸다. 식민지 한국에서 일본 여성들은 때로는 식민지주의를 몸으로 체득해 적극 동조하기도, 왜곡된 벽 너머의 진실을 직시하기도 했다.

히로세 레이코/서재길·송혜경 옮김/소명출판/2만원

동맹의 풍경(엘리자베스 쇼버/강경아 옮김/나무연필/2만 2000원) ⓒ나무연필
동맹의 풍경(엘리자베스 쇼버/강경아 옮김/나무연필/2만 2000원) ⓒ나무연필

동맹의 풍경

‘한미동맹’으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게 되면서 생겨난 다양한 문제를 인류학적 시선으로 담았다. 저자는 2009년의 한국의 기지촌, 이태원, 홍대를 탐색하며 미군, 이주여성, 한국인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그들의 행위 주체성을 강조하면서도 한계와 제약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분석했다. 이를 통해 군사주의, 제국주의라는 세계 질서와 지역사회 주민의 생활이 결국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엘리자베스 쇼버/강경아 옮김/나무연필/2만 2000원

일할 자격(희정/갈라파고스/1만 7000원) ⓒ갈라파고스
일할 자격(희정/갈라파고스/1만 7000원) ⓒ갈라파고스

일할 자격

일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일터가 원하는 노동자의 조건은 얼마나 까다로운가? 젊고, 건강하고, 외모가 준수하고, 의지가 강하고, 생활 패턴이 안정적이고, 최종학력이 평균 이상이고,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갖춰야 한다. 이 책은 여기서 벗어나 ‘성실하지 못한’ ‘생산성 없는’ ‘난잡한’ ‘늙은’ ‘불안정한’ ‘골골대는’ 낙인찍힌 이들의 시선으로 일의 세계를 바라본다. 저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누구나 언제든 그 자격에서 미끄러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희정/갈라파고스/1만 7000원

궤도 이탈(마쓰모토 하지무/김현욱 옮김/글항아리/2만 1000원) ⓒ글항아리
궤도 이탈(마쓰모토 하지무/김현욱 옮김/글항아리/2만 1000원) ⓒ글항아리

궤도 이탈

2005년,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열차 탈선 사고가 일어났다. 열차에 타고 있던 아사노 야사카즈 씨의 아내와 여동생은 그 자리에서 죽었고, 둘째 딸은 중상을 입었다. 이 책은 가해 기업 JR을 상대로 10년간 진상 규명과 참사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분투했던 유가족 아사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유족은 잘못되거나 부족한 정보, 사과하지 않는 책임자, 2차 가해 등에 시달린다. 사회적 참사는 어디서든 이토록 닮았다. 대구지하철참사, 4.16 세월호참사, 10.29 이태원참사까지 우리 사회에서도 끝없이 반복되고,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 참사를 돌아보게 한다.

마쓰모토 하지무/김현욱 옮김/글항아리/2만 1000원

디스 이즈 빅(머리사 멜처/곽재은 옮김/스튜디오오드리/1만 8000원) ⓒ스튜디오오드리
디스 이즈 빅(머리사 멜처/곽재은 옮김/스튜디오오드리/1만 8000원) ⓒ스튜디오오드리

디스 이즈 빅

비만인으로 살아온 여성의 체중을 둘러싼 평생의 기록. 저자 머리스 멜처는 미국 최고의 다이어트 기업 웨이트워처스의 설립자 진 나데치의 행적을 추적하며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미국 식품 산업과 여성 인권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기록했다. 뚱뚱한 여자라는 말 속에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어 펼쳐놓은 이 책은 단순히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외부에서 강제하는 억압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로운 삶을 탐색해가는 과정을 날카롭게 풀었다.

머리사 멜처/곽재은 옮김/스튜디오오드리/1만 8000원

가족을 폐지하라(소피 루이스/성원 옮김/서해문집/1만 4800원) ⓒ서해문집
가족을 폐지하라(소피 루이스/성원 옮김/서해문집/1만 4800원) ⓒ서해문집

가족을 폐지하라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가족은 모든 게 무너져 내렸을 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라는 꿈이 있는 장소다. 한편으로 그곳에서는 은밀한 학대와 폭력이 가해지며, 공공연한 계급 결합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이 폐지할 수 있는 무언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규범적인 텍스트에서 훌쩍 떨어진 이 책은 가족이라는 제도가 돌봄을 사적인 문제로 치부하게 만들며, 가족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피 루이스/성원 옮김/서해문집/1만 4800원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조선미/북하우스/1만 7500원) ⓒ북하우스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조선미/북하우스/1만 7500원) ⓒ북하우스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

솔직하고 거침없이 부모들에게 전하는 육아 지침서. 말 안 듣고 고집을 부리는 아이 때문에 매일같이 육아 전쟁을 치르는 부모들이 많다. 갖가지 육아 지식과 정보를 부지런히 찾아보는데도 여전히 어렵고 만만치 않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주는 이상적인 부모가 되고 싶지만 매번 화내고 소리 지르고 뒤돌아서 후회하는 일이 반복된다. 조선미 교수는 30년 간의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녹여 바쁘고 지친 부모들에 훈육의 본질을 조언한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도서들이 큰 사랑을 받는 지금, 훈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책은 부모들에게 파격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조선미/북하우스/1만 7500원

여자 오십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홍미옥/팬덤북스/1만 6800원) ⓒ팬덤북스
여자 오십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홍미옥/팬덤북스/1만 6800원) ⓒ팬덤북스

여자 오십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보통 오십 대가 되면 몸과 마음으로 폭풍같은 갱년기를 맞이하고 머리 위로 벼락치듯 쏟아진 병마와의 싸움에도 임해야 한다. 세무법인에서 30여 년 동안 일하며 남편과 시부모, 자식을 보살핀 작가는 대장암이라는 병마와 맞서 싸운 뒤 깨달은 소중한 경험과 뒤늦게 스스로를 보듬게 되는 과정을 기록했다. 인생의 절반을 보낸 뒤 맞이한 오십 대를 돌아보며 가정과 직장, 사회의 시선과 씨름하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꿈과 열정,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미옥/팬덤북스/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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