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노동자회
‘2022년 상담사례집 - 일하는 여성의 권리찾기 이야기’ 발간

인권위가 20일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을 펴냈다. 지난해 인권위가 접수한 성희롱 진정 사건은 역대 최다인 303건을 기록했다. ⓒpixabay
서울여성노동자회가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140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재상담을 제외한 신규상담 550건(무응답 제외)을 통계 분석했다. 상담유형별 분포를 살펴보면 직장 내 성희롱(61.5%), 근로조건(17.6%), 직장 내 괴롭힘(11.6%), 모성권(3.5%), 고용평등기타(3.5%), 성차별 (1.3%), 기타(1.1%) 순으로 나타났다. ⓒpixabay

# 직원의 코로나 확진과 외근 등으로 혼자 근무하던 사무실에서 사장이 성추행을 했습니다. 사장은 경제적으로 어렵냐며 정신적 애인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 우연히 상사의 컴퓨터에서 여직원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사내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공동대표와 간부가 다수 포함된 대화방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여직원들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전·현직 여직원들을 성적 대상화한 매우 심각한 내용이 쏟아져 나왔다. 일상적으로 여직원들을 성기에 비유해서 부르고 오늘 직원 A씨를 성폭행 하겠다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을 겪는 여성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여성노동자회는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140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재상담을 제외한 신규상담 550건(무응답 제외)을 통계 분석했다. 상담유형별 분포를 살펴보면 직장 내 성희롱(61.5%), 근로조건(17.6%), 직장 내 괴롭힘(11.6%), 모성권(3.5%), 고용평등기타(3.5%), 성차별 (1.3%), 기타(1.1%) 순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직장 내 성희롱이 두드러져
불리한 처우 56.9% 겪어

최근 3년간 연도별 상담유형 추이를 살펴보면, 매년 직장 내 성희롱이 가장 많았고 전년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연령별 상담유형을 살펴보면 20세 미만과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특히 ‘25-29세’ 72.3%(47건)이고, ‘35-39세’ 75.8%(47건)로 초기 상담에서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상담 시 재직 여부를 물었을 때 재직 중이라고 답한 경우는 75.1%(392건)였고 퇴사하였다고 답한 경우는 24.1%(126건), 구직과정에 발생한 건으로 상담한 경우는 0.8%(4건)였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의 경우 퇴사한 경우가 59.5%로 전체(24.1%)보다 2.5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는 상사가 51.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법인대표 14.7%, 사장(사업주) 13.0%, 동료 12.4%, 고객 2.6%, 기타 4.0% 순으로 나타났다. 사장과 법인대표, 상사가 약 80%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내담자 중 직장 내 불리한 처우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비율이 56.9%였다. 이는 고충 신고를 했거나 행위자의 성희롱에 불만을 제기했거나 불편함을 표현하는 등의 이유로 불이익을 경험한 경우이다.

‘아직 모름’인 답변은 31.6%인데 이 답변은 회사에 신고 전이거나 신고 직후 등으로 회사의 반응을 알 수 없는 경우이며 불리한 처우가 예상되는 경우도 포함했다.

직장 내 성희롱 유형은 크게 언어적 성희롱, 신체적 성희롱, 시각적 성희롱 등이고 대개 ‘신체+언어’, ‘언어+시각’, ‘신체+시각’ 등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2022년 성희롱 상담 중 복합적 성희롱 비율이 40.1%였다.

한편, 2022년에는 사내 메신저를 통한 성희롱 발생이 눈에 띄었다. 대표와 남자 팀장들, 혹은 남성 동료들만으로 이루어진 사내 메신저(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에서 여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 나타났다. 2020년 발생한 ‘n번방 사건’이 연상될 정도로 대화 수위가 높은 사례도 있었다.

전체 상담 중 근로조건 상담은 17.6%이다. 근로조건 상담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근로조건 기타가 26.8%로 가장 많고, 임금체불과 부당해고가 각각 22.7, 직업병 및 4대보험이 17.5%, 휴가 및 휴게시간, 부당행위가 각각 5.2%로 나타났다.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불이익 여전

전체 상담 중 모성권 상담은 3.5%로 나타났다. 모성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육아휴직 사용을 이유로 발생한 불이익’이 36.8%로 가장 많았고, ‘육아휴직(급여)’ 가 26.3%, ‘출산전후휴가(급여)’ 와 ‘임신출산 불이익 및 해고’가 각각 5.3%, ‘기타’가 26.3%로 나타났다. ‘기타’에는 임산부 야근 및 휴일근무 위반, 난임치료를 위한 무급휴직 등이 있었다.

성차별 상담 세부 유형은 ‘모집, 채용, 퇴직, 정년, 해고’와 ‘배치, 승진, 임금’이 각각 3건(42.9%)였다. 성차별 기타 1건(14.3%)이었다. 성차별 기타에는 육아휴직을 앞둔 여성들에게만 부여되는 질문 등 여성노동자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등이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은 64건으로 전체 상담의 11.6%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직장 내 괴롭힘(폭언폭행 외)’이 73.8%이고 ‘폭언·폭행’이 24.6%, 기타 1.5%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여성노동자회는 고용평등주간을 맞이하여, 2022년 평등의전화·고용평등상담실에서 상담한 사례를 토대로 ‘2022년 상담사례집 - 일하는 여성의 권리찾기 이야기’를 발간했다. 상담사례집에는 2022년 상담 현황, 유형별 상담사례 분석, 유형별 대응방법, 직장 내 성희롱 대응 이야기, 내담자 후기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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