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문명이 현실 삶에 그대로 투영되는 고도의 문명이기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범상히 보아 넘기는 일상 용품 하나 하나에도 놀라운 과학 원리가 숨어있다. 이번 호부터 신설되는 '과학' 지면에 전문가들의 설명을 통해 삶 속 과학원리를 쉽게 풀어보는 '과학 읽어주는 여자', 여성 과학자들의 보람과 애환, 비전 제시를 담은 '여성과학자 칼럼', 그리고 역사 속 여성과학자들의 얘기 '그녀가 궁금하다' 등을 담는다. 필자로는 나도선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울산의대 교수)을 비롯한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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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는 조리문화를 편리하게 전환시킨 대표 주자다. 그러나 사용할 때마다 그 유해성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은 그 원리를 바로 아는 것이다. <이기태 기자 leephoto@>

전자레인지는 간편한 삶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문명의 이기가 되었다. 특히 대형 냉장고와 배달 음식, 인스턴트 식품의 대중화에 따라 전자레인지는 갈수록 많이 쓰이는 추세이다. 하지만 생활의 편리함 못지 않게 유해 전자파와 환경호르몬 같은 문제가 우리를 두렵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소문대로 유해하며 암을 유발하는가.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근거 없는 낭설인가.

물분자 진동시켜 가열…용기는 가열 안돼

전자레인지는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를 방사시켜서 음식을 익힌다. 이 마이크로파는 2450메가헤르츠(㎒), 즉 1초에 24억5000만번 진동하는 고주파로서 그 자체는 열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음식이 익을까. 전자레인지의 원리는 물이 전기적으로 특별한 분자라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물분자는 산소원자 1개에 수소원자 2개가 결합한 것이다. 이때 산소원자를 가운데 두고 수소원자가 양쪽에 180도 각도로, 즉 동서 방향으로 붙어있다면 물은 전기적으로 특별한 성질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소원자 두 개가 한쪽으로 약간 몰려있기에 물분자는 전기적 극성을 띄어 (+)극과 (-)극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전자파의 진동에 따라 (+)극과 (-)극이 바뀌는 회전을 1초에 24억5000만번 하면서 마찰에 의한 열을 발생시킨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물분자만을 진동시키기 때문에 물이 없는 물질은 데우지 못한다. 즉 아기 우유병에 우유를 넣고 데우면 우유병은 데워지지 않고 우유만이 데워지는 것이다. 우유를 냄비에 넣어 불에 데우는 경우와 아주 다르다!

적 변화이기에 '암 유발'은 낭설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음식이 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낭설에 불과하다. 멀쩡한 음식이 암을 유발하는 음식으로 변하는 것은 탄 음식과 같이 성분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인 것이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음식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 즉 물분자를 진동시키는 물리적 변화만을 일으키므로 음식 성분에 아무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따라서 암을 유발하지도 않는다. 전자레인지보다는 고열로 표면을 가열하는 숯불구이나 오븐구이가 음식에 적 변화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폰보다 마이크로파 훨씬 적어

전자레인지에서 방출하는 마이크로파는 방사선에 속하긴 하지만 그리 유해한 방사선은 아니다. 방사선은 크게 나누어 이온화 방사선과 비이온화 방사선이 있다. 이 중 엑스(X)선, 자외선, 알파선, 중성자선 같은 이온화 방사선은 자체 에너지가 높아 방사선 조사 부위의 분자에 화학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유해하다. 이온화 방사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납을 사용하면 된다. X선 사진촬영기사들이나 실험자들이 납으로 만든 앞치마를 입거나 두꺼운 벽으로 차단된 방에서 일을 하는 것은 이런 연유이다. 자외선은 옷으로 피부를 가리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충분히 보호가 된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비이온화 방사선이며 분자에 해를 미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가 작동할 때 극소량의 마이크로파가 방출되기는 하지만 매우 미미한 양이며 자연 상태에 있는 인간의 몸에서도 그 정도의 마이크로파는 방출된다. 전자레인지보다는 휴대폰이 훨씬 많은 마이크로파를 발생시킨다.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은 통화자의 귀에 마이크로파를 방출하는 것과 다름없다. 건강을 염려한다면 전자레인지를 버리기 전에 휴대폰을 버릴 일이다.

도 이상 땐 비닐 랩 사용 해로워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을 데울 때 그릇 위에 랩을 씌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음식물의 온도가 고온이 되는 경우 랩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생산되는 랩은 두 종류이다. 첫째 86년까지 주로 사용하던 염화비닐(PVC)랩은 발암성, 가소제(유연제)의 유해성뿐 아니라 소각할 때 다이옥신 생성 등의 문제로 인해 점차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둘째 86년 출시된 선상저밀도폴리에틸렌(LLD-PE)계 랩은 PVC 랩보다 안전하긴 하지만 항산화제와 가소제가 첨가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이 많은 식품을 데우거나 조리할 때 랩의 내열 온도인 12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랩이 녹으면서 첨가제가 녹아 나올 수 있으므로 안전하지 않다. 랩으로 싸는 경우는 식품 표면과 충분한 간격을 두어야 한다.

<제공: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면 안돼요

1. 물기가 없는 음식 마이크로파는 물분자를 진동시켜 가열하기 때문에 물기가 없는 음식은 가열하지 못한다.

2. 금속,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호일, 금박 입힌 사기그릇 마이크로파는 금속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므로 금속성 그릇 안에 담긴 음식은 가열하지 못한다. 게다가 표면에서 마이크로파가 반사될 때 일부는 축적되어 남기 때문에 불꽃이 튀기도 하고 극단적인 경우는 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3. 유리, 크리스털 유리 유리는 마이크로파를 통과시키기는 하지만 내열성이 약하므로 음식의 온도가 올라가면 깨지기 쉽다. 전자레인지에는 내열유리만을 사용해야 한다.

4. 일반 플라스틱 그릇

5. 계란 날계란은 안 되고 찐 계란을 데울 때는 껍질을 벗기고 노른자위를 찔러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방으로 터져서 청소하느라 진땀을 빼게 된다.

●전자레인지 폭발할 수 있어요

끓였다 식힌 물 다시 데울때

데운 물 갑자기 꺼낼때 위험

2000년 1월 미국에서는 26세의 청년이 전자레인지에 물 한 잔을 넣고 데운 뒤 그것을 꺼내다가 초과열된 물이 얼굴로 폭발하여 심한 화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것은 물이 끓는 온도인 1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수증기로 날아가지 못하고 초과열된 상태로 있다가 이물질이 물 안에 들어오거나 용기가 흔들릴 때 물이 한꺼번에 증발했기 때문이다. 수증기가 모여서 구름이 되려면 그 씨앗 역할을 할 수 있는 먼지가 있어야 하듯이 물이 수증기가 되려면 씨앗 역할을 하는 산소가 물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

금방 떠온 물에는 산소가 있지만 받은 지 한참 시간이 지난 물이나 끓였다가 식힌 물에는 산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바로 이런 물을 과열했을 때, 그리고 그렇게 과열된 물에 가루커피 같은 것을 넣는 순간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려면 첫째 전자레인지로 물을 과열하지 말 것, 둘째 데운 물을 꺼낼 때는 1분 정도 기다려서 꺼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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