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민의 W초대석]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17개 시·도 유일 여성 교육감
IB 교육 통해 창의융합형 인재 키워
전국 IB 월드스쿨의 44% 대구에
돌봄공백, ‘초1 에듀케어’로 해소

“교육이 닿지 않는 학생 없도록
다 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다품교육, 다행교육을 지향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교육이 닿지 않는 학생이 없도록 다 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다품교육, 다행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교육이 닿지 않는 학생이 없도록 다 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다품교육, 다행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국회의원, 장관을 거쳐 재선에 성공한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5월 25일 인터뷰를 통해 “IB교육프로그램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글로벌 미래인재를 양성하겠다”면서 “한국 최초로 2024년 대구에서 열리는 IB글로벌 컨퍼런스를 계기로 IB교육의 전국적인 확산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 유일한 여성교육감이다. 재선에 성공했는데 지난 5년간 이뤄낸 성과를 돌이켜 본다면?

“첫 사회생활을 교사로 시작했다. 5년간 교사로 일하면서 자부심이 높았고 정말 보람 있었다. 남편의 제안으로 함께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만두게 되었는데 돌아보니 다양한 분야를 거친 경험을 살려 교육 분야에 반영할 수 있어 더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하다. 정책적 측면의 성과로 보면 단연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프로그램의 도입이다. IB교육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교육프로그램이다. 이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수업의 변화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글로벌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방법이다. 이 교육방법이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변화를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했던 교사들의 의지와 열정 덕분이다. 2023년 기준, 세계 160개국 5600여개교에서 운영 중인데 한국 IB 월드스쿨 32개교 중 대구에 14개교가 있다. 반가운 것은 대구, 제주에 이어 부산, 경기, 전북, 전남에서도 IB교육의 도입을 계획 중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교육지도가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대구형 등교수업과 2021년 전국 최초 전면등교 시행이다. 임기의 반 이상을 코로나19와 싸우며 보냈는데 학생들의 학습권과 정서‧심리 회복을 위해 최대한 등교수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당시에는 걱정과 우려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등교수업을 재개했던 것이 좋은 선례로 남았다.”

-올해 3월 한국 최초로 IB 글로벌 컨퍼런스 대구유치가 확정되었다. IB 도입 협약 후 4년 만의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추진과정과 향후 일정은?

“지난 3월 22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2023 IB 글로벌 컨퍼런스 폐막식에서 2024년 개최지로 대한민국 대구가 공식 발표되었다. 대구를 교육수도로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IB 교육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일이 제대로 평가받은 것 같아 매우 자랑스럽다. IB 글로벌 컨퍼런스는 매해 IBO가 직접 주관해 지역본부별로(△아시아·태평양 △아메리카 △아프리카·유럽·중동) 국가(도시)를 선정해 열리는 대규모 국제학술행사로 개막·폐막식, 기조연설, 약 100여건의 사례발표, 교육관련 부스(전시) 등으로 구성되는 IB 교수 학습 전문성 신장을 위한 주요 행사이다. 2019년 대구시청과 공동으로 2022년 IB 글로벌 컨퍼런스 유치의향서를 제출하였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3년간 온라인 컨퍼런스로 열렸다. 작년 IBO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대면 컨퍼런스를 계획하고 2023년은 호주 애들레이드, 2024년에는 대구를 개최지로 선정했다. 향후 IBO에서는 2024년 대구 글로벌 컨퍼런스 개최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우리 교육청과 함께 구성해 협력해갈 예정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교육이 닿지 않는 학생이 없도록 다 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다품교육, 다행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교육이 닿지 않는 학생이 없도록 다 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다품교육, 다행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2023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은?

“우선 대한민국 교육 혁신을 이뤄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IB 프로그램 운영을 지속적으로 확산하여 공교육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또한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지친 학생과 교사들의 정서와 심리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학생들의 심리·정서 회복과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마음교육’을 도입해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마음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경제적 소양을 갖추고 합리적 소비생활과 건전한 금융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물경제 중심의 글로벌 경제금융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학 졸업 후 중·고등학교 교사를 지냈는데 교사시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1987년 봉화에 있는 소천 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는데 아주 작은 시골학교라 과학실험에 쓸 실험도구나 재료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했다. 아이들과 함께 냇가에서 직접 실험 재료를채취했던 일이 떠오른다. 또 그 당시 여학생들은 오빠나 남동생에게 학업을 양보하고 취업을 하거나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을 가고 싶어도 여러 이유로 대학을 갈 수 없었던 여학생들을 붙잡고 함께 울던 기억이 난다. 교육이 닿지 않는 학생이 없도록 다 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다품교육, 다행교육을 지향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은 이제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은?

“우선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피해학생 보호전담기관인 마음봄센터 및 병원과 연계한 대동마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4개 병원 Wee센터와 6개 교육지원청 Wee센터, 초·중·고 전 학교에 배치된 상담인력들이 피해학생을 지원한다. 한편 가해학생의 학교폭력 재발을 막기 위해 26개의 특별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학교, 경찰서, 외부 사회복지 및 상담기관을 연계하는 맞춤통합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위기관리위원회를 매월 정기 개최로 전환하여 위기학생을 조기 발굴,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맞춤통합지원법이 하루 빨리 제정되기를 기대한다. 교육부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제시했는데 궁극적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마음교육의 확대강화, 예술·체육, 독서·인문 교육을 통한 정서함양프로그램도 실시하는 한편 피해학생의 회복적 생활교육을 지원해 심리·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에서 실시한 전국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조사 결과 대구시는 95.7%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돌봄교실의 수요 급증에 따른 해결책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학교 내 돌봄이 제일 안전하다는 학부모의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돌봄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학교 내 시설확보, 환경개선, 질적 개선을 추진한다. 여유교실을 활용하여 오후돌봄교실을 확보함으로써 이용학생들이 좀 더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방과후연계형 돌봄교실, 도서실 등을 돌봄교실로 겸용해 특색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과밀지역 내 학교들은 오후돌봄 정원을 일시 증원・수용하여 돌봄전담사, 프로그램 강사, 자원봉사자 등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지역・마을의 돌봄센터 등과도 연계하여 촘촘한 돌봄망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늘봄 연구학교 4개교를 시범 운영한다. 초등학교 1학년의 조기하교에 따른 돌봄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초1 에듀케어’를 운영하는데 이는 신체 활동 등을 통해 학교적응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3학년 이상 고학년 대상으로 AI, 드론, 코딩 등과 같은 신수요 프로그램을 활용한 틈새 돌봄도 실시한다.”

-한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와 학급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학생수 급감으로 인한 교육현장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구의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지난 10년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31만9972명에서 2023년 24만160명으로 약 25%(7만9812명)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2005년생인 고등학교 3학년은 18만841명인데 비해 2022년생 아이는 9,994명으로 절반 정도이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2031년 전체 학생 수는 17만5114명 정도로, 올해 2023년 대비 27%(6만5000여명) 감소가 예상되어 심각한 인구 절벽에 직면하게 된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선제적 대응을 위해 학교별 제반 상황 및 특성을 고려하여 학교 통폐합, 분교장개편, 통합운영학교, 학교 이전 재배치, 미래학교 운영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학교 유휴 시설을 지역사회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시설 복합화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해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

-여성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청년세대의 젠더갈등을 보면 상호적인 호혜집단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세대에 따른 정책적 대응도 더 심도 있고 세밀하게 추진되길 바란다. 앞으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가능성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구교육에도 큰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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