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정인호 5위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23년 성악 부문에서 바리톤 김태한이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또 베이스 정인호는 5위를 차지했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콘서트홀 보자르에서 심사위원장을 포함한 결선 심사위원 13명이 무대에 올랐다. 심사위원장 포크홀(Bernard Foccroulle)은 입상자 발표에 앞서 “그 어느 때보다 이해와 사랑이 필요한 때”라며 “이를 잘 표현하고 나눌 수 있게 해준 젊은 음악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바리톤 김태한. (사진 = 벨기에 한국문화원 제공)
바리톤 김태한. (사진 = 벨기에 한국문화원 제공)

퀸 콩쿠르는 전통적으로 모든 음악가를 존중한다는 뜻으로 1위부터 수상자를 호명한다.

제일 먼저 바리톤 김태한의 이름이 불렸다. 김태한은 감동스러워하며 가슴에 손을 얹은 채로 열렬히 환호하는 관객과 심사위원단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5위 수상자로 베이스 정인호가 호명됐다. 6위까지 차례로 입상자가 발표된 후 알파벳 순에 따른 결선 진출자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관객과 심사위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태한이 우승함으로써 한국은 퀸 콩쿠르에서 최초의 아시아 남성 성악가를 배출했을 뿐 아니라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 2014년 소프라노 황수미에 이어 성악 부문 역대 세 번째 우승자를 배출했다.

김태한은 결선 둘째 날 무대에 올라 4곡을 연주했다. 우선 바그너의 “오 나의 사랑스러운 저녁별이여(탄호이저)”로 무대를 시작했다. 이어 말러의 연가곡 “내 가슴 속에는 불타는 칼이”, 코르골트의 “나의 열망, 나의 집념(죽음의 도시)”을 연주했다. 그리고 베르디의 “카를로가 듣는다-아, 나는 죽어가고 있어(돈 카를로)”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시상식 이후 인터뷰에서 김태한은 ”레퍼토리 선정에 많이 고민했다. 관객들에게 언어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최대한 과장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노래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니엘 권, 조수미, 김태한, 정인호. (사진=벨기에 한국문화원 제공)
다니엘 권, 조수미, 김태한, 정인호. (사진=벨기에 한국문화원 제공)

올해 콩쿠르에 사전심사부터 결선까지 전 과정 심사에 참여한 소프라노 조수미는 ”잘 준비된 훌륭한 한국인 성악가들이 자랑스럽다“라며 ”콩쿠르는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4일 김태한에 축전을 보내 “이번 수상은 K클래식의 글로벌 영향력을 각인시킨 강렬한 장면이었다”며 “김태한 님의 빼어난 감수성과 집념, 음악적 투혼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우승을 통해 K클래식의 지평이 더욱 속도감 있게 넓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 김태한 님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전 세계 각지에서 더 많은 이들을 위로하기를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콩쿠르 입상자에 대한 공식 시상식은 마틸드 왕비가 참석한 가운데 오는 6일 퀸 엘리자베스 뮤직샤펠에서 열리며, 결선에 진출한 12명은 퀸 콩쿠르가 이후 기획하는 다양한 연주 투어에 참여하게 된다.

한편 엘리자베스 퀸 콩쿠르는 벨기에 한국문화원(원장 김재환)과 2015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올해로 9년째 지속적인 후원 및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업무협약을 통해 올해 한국문화원은 콩쿠르 측에 2만 유로를 후원하며 한국인 심사위원과 연주자들의 참가를 지원했다. 이 외에도, 매년 콩쿠르 입상자들을 초청해 문화원이 개최하는 갈라 콘서트도 공동으로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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