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위)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위)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경제는 지난 1분기에 0.3% 성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뿐만아니라 세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저성장에 머물렀던 지난해 같은 분기 0.7% 성장률보다 0.4%p 낮은 것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2.6%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 4.3% 보다 1.7%p 낮았다.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방역을 해제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축됐던 세계 경제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추월한 일본

일본 내각부는 올해 1분기(1∼3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치)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0.3% 보다 높다.

내각부는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하는 것으로 가정하면(연율 환산)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7%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1차 속보치는 0.4%(연율 환산 1.6%)였는데 이보다 0.3% 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GDP 증가에는 설비투자가 영향을 미쳤다.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발표된 1차 속보치에서는 0.9%였는데 최신 지표를 반영한 결과 크게 늘었다.

연간 성장률이 15년만에 일본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간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한국은 1.7%로 예상했다. 이후 여러 다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한국 -5.7%, 일본 -2.0%) 이후 25년 만에 일본에 경제성장률이 역전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 긴자 일대 모습.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 긴자 일대 모습.

중국은 지난 1분기에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4.5%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2.9%보다 1.6%p 높았다. 엄격한 방역대책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난해 말 해제하면서 외식과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회복했다.

중국과 일본은 세계 2, 3위 경제 대국으로 우리보다 GDP가 2배에서 8배 가량 많아 실질성장 규모는 우리보다 훨씬 더 크다. 미국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1.3%를 기록했다. 영국은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0.1% 성장했다.

주요 7개국(G7) 중 독일만 지난 1분기에 역성장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예상한 성장률 0%보다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4분기 -0.5% 역성장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OECD 평균에 못미친 한국 성장률

한국의 1분기 성장률 0.3%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0.4%보다 낮다. 6월초까지 분기성장률을 발표한 39개국 가운데 한국은 20위에 그쳤다. 포르투갈(1.6%), 핀란드(1.1%). 캐나다(0.6%), 스페인(0.5%), 이탈리아(0.5%), 일본(0.4%), 벨기에(0.4%) 등의 1분기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다.

한국 경제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6%, 2분기 0.7%로 각각 OECD 회원국 평균인 0.2%와 0.5%보다 높았다. 

그러나 3분기에 0.3% 성장하는 데 그쳐 OECD 평균(0.5%)을 밑돈 데 이어 4분기(-0.4%)에는 역성장을 하면서 OECD 평균(0.2%)에 크게 못 미쳤다. 이런 추세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국보다 성장률이 낮은 회원국은 영국과 독일 등 유럽국가가 대부분이고 호주, 뉴질랜드도 포함됐다.

OECD, 세계 경제 전망 높여...한국은 5차례 낮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 경제전망 ⓒOECD 홈페이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 경제전망 ⓒOECD 홈페이지

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지난 8일(한국시각) 발표한 ‘OECD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2.7%로 석달전 전망치(2.6%)보다 0.1% 높였다. 지난해 6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 2.8%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11월 2.2%까지 하향 조정한 이후 두 차례 연속 높였다. 

OECD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가계·기업 심리가 반등할 것”이라며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도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미국 성장률 전망은 1.6%로 직전보다 0.1%p 올랐다. 유로존도 0.8%에서 0.9%로 올렸다. 중국도 지난 3월 5.3%에서 5.4%로 높여 전망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1.5%로 예상했다. 2021년 12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으나 지난해 6월 2.5%로 낮췄고, 9월 (2.2%), 11월(1.8%), 올해 3월(1.6)에도 전망치를 내렸다. 이번 전망을 포함하면 연속 5번째 하향 조정이다.

OECD는 방역조치 해제와 맞물려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고 있지만 고금리 등으로 민간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 수요가 둔화된데다 중국의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수출도 감소했다. 물가상승률은 4월 들어 3.7%까지 떨어졌지만, 근원물가는 공공·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는 향후 높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이 민간소비·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 2.3%보다 0.2%포인트 내린 2.1%로 예상해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봤다.

IMF 아·태 성장 중국·인도가 견인…한국은 뒷걸음 예상

중국 상하이 ⓒ여성신문
중국 경제 중심도시 상하이 ⓒ여성신문

국제통화기금(IMF)은 5월초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6%로 높였다. IMF는 중국과 인도가 세계 경제 성장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추정치(4.3%)에서 0.3%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GDP 성장률은 3.8%였다.

아태 지역이 세계 경제 성장의 약 70%를 차지할 것이란 것을 의미한다고 IMF는 밝혔다. IMF는 보고서에서 "2023년 아태 지역은 중국과 인도의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세계 주요 지역 중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머지 아태 지역이 추가로 5분의 1(20%) 정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는 중국 5.2%, 말레이시아, 4.5%, 필리핀 6%, 라오스 4%로 각각 높였다. 중국의 경우 "'제로 코로나' 규제 해체 후 경제 재개가 성장 반등을 견인하고 민간 소비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는 올해 5.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2%p 낮춘 것이지만, 여전히 성장률 기준 최고 수준이다.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로 올라섰다.

IMF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의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10월보다  0.5%포인트 낮춘 1.5%로 예상했다. IMF는 "부분적으로 기술 주기 침체와 지난해 4분기 약세에 따른 성장 동력의 둔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1.3%, 호주는 1.6%, 뉴질랜드는 1.1%로 각각 하향 전망했다. 일본은 외수와 투자 위축 등, 호주와 뉴질랜드는 중앙은행 긴축에 따른 내수 약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짙어진 침체 그림자…저성장 국면 집입 가능성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크리스마스 휴일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애초 예상보다 수출 부진 등 경기 둔화폭이 크다는 의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6%로 제시했지만 현재로선 소폭 하향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IMF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5%를 전망하고 한국은행은 1.4%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전망치를 끌어내리겠다는 얘기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성장을 이미 와 있는 현실로 보고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금리를 동결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정책 대안도 보이지도 않는다.

추 부총리는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경기 침체 우려에는 신경 써야 하겠지만 거시 정책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 진작에는 선을 그었다.

중국과 인도가 아시아태평양 뿐만아니라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OECD는 전망했지만 한국은 적어도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의 혜택을 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이 한국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국내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던 것이 지금까지의 양상이었지만 윤석열 정부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너무 멀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대 저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과거와 같은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