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여성학회는 지난 20일 연세대 위당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성과 차이의 정치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세대와 성, 지역과 차이, 계급과 차이, 가족과 성, 민족과 차이, 성적 소수자와 차이의 정치학이라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가족'과 '직장' 두 삶의 공간에서의 여성의 현실과 문제, 딜레마에 대해 각기 여성학자들의 새로운 해석과 대안을 발췌, 요약해 소개한다.

노동문제서 성매매·성적 자기결정권

몸에 대한 관심으로 중심이동

한국 여성운동의 탄탄한 이론적 토대 역할을 해온 여성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그간 한국의 여성학은 제도적, 법적 토대 구축에서 섹슈얼리티, 몸, 정체성 등 문화적 의미 탐색으로 이론의 지평을 넓혀 왔다. 성폭력, 가정폭력, 빈곤, 비정규직 등 여성이 겪는 다양한 성차별 경험을 이론화했고, 이를 정책화해 제도상의 변화를 이끌었다.

'성(性)과 차이의 정치학'을 주제로 11월 20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여성학회(회장 김태현) 창립 20주년 기념 추계학술대회'에서 이수자 성신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초기 여성학은 성별노동분업, 여성노동 등 사회구조적인 차원에 관심을 두었으나 90년대 이후 여성의 개인적 경험에 초점을 맞추면서 여성의 현실에 토대한 이론과 실천의 합일점을 찾는 방향으로 정교화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여성학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은 77년. 이화여대에 교양과목으로 여성학이 개설된 뒤 '여성사회학''여성심리학''여성철학''법여성학'등의 이름으로 기존 학문 분야에 여성학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96년부터는 숙명여대, 성신여대, 동덕여대 등 여대를 중심으로 대학원 여성학과가 협동과정의 형식으로 만들어졌고, 현재는 서울대, 부산대, 한양대, 계명대, 신라대, 상지대 등 남녀공학 대학에 전공 분야로서의 여성학 과정이 마련돼 학문적 성과와 교류 작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90년대 이후에는 제도권 밖에서도 여성주의 논의가 활발해져 문화 이론을 포함한 성적 소수자 논의, 에코페미니즘, 영상매체를 중심으로 한 논의 등 기존의 여성단체가 포괄하지 못하는 새로운 운동과 논의의 지평이 확산돼 왔다.

이 교수는 이러한 주요 논의들이 “'젠더'에 방점을 찍기 보다 섹슈얼리티, 몸, 성 정체성, 타자성, 디지털 문화 등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과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등이 새로운 이론틀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나아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여성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맞물려 성별노동분업과 성별직종분리의 무수한 '합리화' 에 맞선 여성주의의 정교한 반박 논리가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성매매,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 등도 이에 포함된다.

이 교수는 성매매 논란과 관련해 “성매매를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의 측면에서 여성이 자기 몸과 섹슈얼리티를 자발적으로 파는 행위로 볼 것인가, 이를 노동권의 측면에서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는 이론적 접근과 한국의 성문화를 고려한 현실적 접근의 미묘한 접점에 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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